다음 달 상장 현대엔지니어링, 주가가 왜 이래?..1주일새 10% 넘게 하락

정해용 기자 2022. 1. 1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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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한달 앞두고 장외 시장서 주가 급락
12만원에 거래되던 주식, 10만원대 거래 중
실적 하락 등 수익성 악화 반영된 듯

다음 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주가가 최근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비상장 주식 거래소에서 최근 1주일 동안 현대엔지니어링의 주가는 10% 넘게 내렸다.

플랜트, 건축 등을 주 사업으로 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000720)이 38.6%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이고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과 현대글로비스(086280)가 각각 11.7%씩을 보유한 2대 주주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도 4.7%의 지분을 갖고 있다.

회사 측이 원하는 공모가 상단이 확정되면 상장 후 시가총액은 6조원이 넘고 건설사 시총을 기준으로 최대 종목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대어(大魚)급 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 현대엔지니어링

14일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 11일 기준가는 10만4000원이다. 이는 4거래일 전인 5일 기준가 12만원보다 1만6000원 낮은 수준이다. 하락률은 13.3%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식 수 7595만3410주를 단순 적용하면 4거래일 만에 시가총액 1조2152억5456만원이 사라진 셈이다.

기준가는 이날 거래된 비상장 주식의 가격을 평균해 산출한 가격이다. 보통 1대 1거래가 많은 비상장 주식 거래에서는 상장 주식과 같이 시간별로 주가를 산출할 수 없어 그날 거래된 주식의 가격을 일별 평균을 내서 기준가로 산출한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거래되는 시가총액 상위 9개 비상장 기업 중 5일부터 11일 동안 기준가가 10% 이상 낮아진 곳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유일하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3.4%)와 현대오일뱅크(0.8%)는 기준가가 올랐고 기준가가 하락한 LG CNS(-0.6%), 교보생명(-0.9%), 야놀자(-3.1%), 두나무(-4.9%), 비바리퍼블리카(-5.2%) 등도 0~5% 선의 하락률에 그쳤다.

그래픽=이은현

현대엔지니어링의 장외 기준가 하락은 수익성 악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연도별 당기순이익을 보면 2017년 3192억6100만원(연결 기준)이었지만 2018년 2860억300만원으로 줄었다. 2019년에는 2990억4700만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2020년에는 다시 1718억7100만원까지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 이후 수주 등이 영향을 받아 이익이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6조원이 넘을 가능성도 있다. 회사측이 제시한 희망 공모 가격은 5만7900~7만5700원이다. 오는 25, 26일 이뤄지는 기관 수요 예측에서 상단인 7만5700원으로 공모가가 정해지면 공모가 기준 시총은 6조500억원이다.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은 물론 삼성엔지니어링(028050), GS건설(006360), 대우건설(047040) 등 주요 건설사를 모두 제치는 시총 규모다.

증권가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에 대해 아직 쉽게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건설 담당 증권사 연구원은 “이달 중순 회사 측에서 기업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으로 안다”라며 “아직 구체적인 기업 정보를 알지 못해 기업 가치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도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업 모델이 국내 다른 건설업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주관사와 회사측이 IPO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산정)을 정할 때 경쟁력이 더 높다고 여겨지는 해외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을 비교해서 산정한 점은 투자 판단을 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국내 건설업체들보다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현재 영위하고 있는 주택 사업과 해외 화공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외에도 소형원자로 사업, 폐기물 재활용 사업, 수소 사업 등 신규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행보와 그 성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이 회사 주식에 투자하려는 경우 이런 분야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어떤 전략을 구사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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