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를 뿌리자, 수확만 하지 말고" 70대 백전노장의 한국야구 '찐'걱정

2022. 1. 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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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씨를 뿌리는 사람보다 수확만 하려는 사람이 많다."

MBC스포츠플러스 허구연(71) 해설위원은 야구계 오피니언 리더 중 한 명이다. 현장에서 구성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필요하다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팬들과도 긴밀하게 호흡한다.

허 위원과 구랍 31일 전화통화를 하면서, 야구에 대한 '찐'사랑을 느꼈다. 쓴소리를 할 자격도 충분하다. 한국야구를 위해 노력도 많이 했고, 남몰래 선행도 많이 했다. KBO는 이달 초 허 위원이 전국 10개 소년원에 티볼 세트를 기증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허 위원은 과열된 2021-2022 FA 시장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야구계에 씨를 뿌리는 사람들보다 수확만 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면 미래는 어두워진다"라고 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한국야구를 활용만 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지적이다.

일단 허 위원은 FA 계약을 맺을 정도의 선수라면 야구선수로서 '성공'했다고 정의했다. "도네이션을 더 많이 해야 한다"라고 했다. 최근 지역사회에서 선행하는 구단, 선수들을 칭찬하면서도 야구발전을 위해 기부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FA 선수들을 관리하며 수수료를 버는 에이전시, 사설 야구교실을 운영하는 야구인들에게도 야구로 돈을 버는 만큼 나눠주는 문화에 동참, 야구발전의 씨앗을 뿌려달라고 호소했다.

근본적으로 KBO가 풀뿌리 야구, 특히 야구새싹들이 될만한 어린이들에게 씨앗을 더 많이 뿌려야 한다고 했다. 프로의 뿌리는 아마추어이고, 아마추어의 근간이 초등학교와 리틀야구다. 야구를 하는 어린이들을 늘리는 게 야구산업 팽창의 시작이다.


허 위원은 "야구를 하는 어린이가 늘어나야 한다. 그 어린이들이 전부 야구선수를 해야 하는 게 아니다. 야구를 하는 어린이가 많아져야 한국야구의 판이 커진다. 이 부분에 대한 투자가 너무 이뤄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어릴 때부터 야구를 거부감 없이 흡수하면, 성인이 돼서 야구산업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야구 팬이 될 확률이 커진다. 허 위원은 그것만으로 성공이라고 봤다. 어차피 프로야구는 아마추어 상위 1~2%에만 진입이 허용되는 무대다.

허 위원은 "프로구단들은 성적을 내고 경비를 적게 쓰는 것에만 목표를 둔다. 미래에 대한 투자가 없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사정이 좋지 않다. KBO가 주도해야 한다. 10개 구단이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라고 했다.

티볼, 리틀야구 인구를 늘리자고 주장했다. 허 위원은 "프로 구단들이 엘리트 선수에게만 관심을 둘 게 아니다. 어린이가 야구를 많이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티볼부터 리틀야구까지 경험해본 어린이들이 커서 야구에 대한 거부감 없이 야구장에 온다. 그리고 야구는 공간의 제약이 있는데, 그런 핸디캡이 적용되지 않는 게 티볼이다. 유리창을 때려도 된다"라고 했다.

한국야구 발전 마스터플랜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다. 상당히 일리 있다. 허 위원은 "KBO가 장기적으로 마스터플랜을 짜서 미래에 투자를 해야 한다"라고 했다. 한국야구에 대한 '찐'걱정으로 가득했다.

[허구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KBO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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