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사적 투자' 정의선은 되고 최태원은 안된다는 이유

권가림 기자 2022. 1. 1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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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함께 연단에 오르고 있다. /사진=뉴스1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투자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회장과 현대글로비스 등 그룹 계열사의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인수는 회사와 총수가 지분을 나눠 인수했다는 점에서 SK실트론 사건과 비슷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회장은 그룹 순환출자 구조 개편을 위해 실탄 마련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 행위가 '사업기회 유용'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촉각이 더욱 쏠릴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실트론 지분을 인수해 SK의 사업기회를 가로챈 혐의로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8억원을 부과받았다. 최근에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지난 5일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최 회장을 상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개인 투자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21일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0%를 사비를 털어 샀다. 2491억원 규모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도 각각 30%, 20%, 10%씩 인수했다. 현대차는 3736억원, 현대모비스는 2491억원, 현대글로비스는 1245억원을 쏟았다.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에 정 회장과 함께 입장한 '스팟'(로봇 반려견)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제작한 로봇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신사업 중 하나인 로봇 사업의 역량 확대, 연관 산업 신규 진출 및 신사업과의 시너지 제고를 위한 지분 투자"라고 밝혔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되면 정 회장은 이를 통해 얻은 자금을 그룹 순환출자 구조 개편에 사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 역시 사익편취를 위해 투자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각을 내놓는다. 

정 회장 측은 투자 과정과 배경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SK는 2017년 1월 LG로부터 실트론 지분 51%를 주당 1만8138원에 인수하고 같은해 4월 잔여 지분 49% 중 19.6%를 주당 1만2871원에 추가로 확보했다. 남은 지분 29.4%는 최 회장이 사들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이 1월4일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2 현대자동차 프레스 컨퍼런스 후 마크 레이버트 보스턴 다이내믹스 창업자 겸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공정거래위원회는 SK가 이사회도 열지 않고 최 회장이 잔여지분을 획득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판단했다. 최 회장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해소되면서 SK보다 30% 낮은 가격에 지분을 샀고, 실트론 지분가치가 상승할 것을 알고 최 회장이 지분 매입에 나섰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반면 정 회장 측은 이사회에서 사업기회 유용 가능성 등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투자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정 회장은 계열사들과 같은 시점, 같은 주당 가격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인수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편취할 만한 수준의 사익 실현이 어렵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2020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회계연도 순손실은 1499억원, 매출은 301억원에 그친다.  

공정위가 대기업 총수의 지분 매입 행위에 잣대를 들이댄 만큼 앞으로의 정 회장 투자 행보마다 촉각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순환출자 구조를 개편하려면 현대모비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1.4%, 현대차는 기아 지분 33.9%, 기아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17.3%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0.32%에 불과하다. 정 회장이 기아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려면 약 4조원이 필요하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지난 6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을 통해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에 매각했다. 6112억원 규모다. 정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은 다음달 추진하는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통해 최대 512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 잔여 지분 20%를 팔면 1조3000억원을 손에 쥘 수 있다. 

현대건설-하나대체운용-디벨로퍼 RBDK컨소시엄-한국투자부동산신탁의 크라운호텔 인수 사업도 정 회장의 입김이 쌨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부지 복합개발 사업, 한남뉴타운 개발 등 개발 가치가 큰 것으로 보인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전부를 인수하지 않고 20%를 정 회장이 인수한 이유에 대해 문의했다"며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적자 기업이어서 현재 또는 장래에 회사에 이익이 될 사업계획으로 볼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소프트뱅크가 정 회장의 지분 투자를 요구했다는 점도 강조했다"면서도 "'유망한 사업기회'인지가 관건인데 현대차그룹이 제공한 자료만 보고는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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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hidd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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