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신체활동 늘리려고 '스포츠강사 의무 배치'?

2022. 1. 1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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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스포츠강사를 의무배치하는 내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장기화된 원격수업 등으로 부족해진 학생들의 신체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스포츠강사 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스포츠강사는 담임교사 없이는 단독 수업이 불가능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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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강사, 단독수업 불가능 '실효성' 의문
담임교사 책임 하에 주 21시간 협력지도 가능
"체육전담교사·체육시설 확충이 더 시급"
지난해 12월20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가정에서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원격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초등학교에 스포츠강사를 의무배치하는 내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장기화된 원격수업 등으로 부족해진 학생들의 신체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스포츠강사 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스포츠강사는 담임교사 없이는 단독 수업이 불가능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임오경 의원은 최근 초등학교에 스포츠강사를 의무배치 하는 내용을 담은 학교체육진흥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초등학교 스포츠강사의 의무 배치가 초등학생의 신체활동 증가로 이어진다는 취지를 담았다.

하지만 서울교사노조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서울교사노조 측은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초등 교사가 체육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포츠강사의 확대 배치가 초등학교 체육수업 시수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초등 교사들은 이미 교육과정에 따라 체육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스포츠강사는 단독 수업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의 초등(특수)학교 스포츠강사 선발 계획에 따르면, 스포츠강사의 직무는 체육수업 보조자로 명시돼 있다. 스포츠강사는 담임교사 책임 하에 최대 주당 21시간 체육수업 협력지도를 할 수 있다. 즉, 스포츠강사는 교사 없이 단독 체육 수업을 할 수 없다.

또 초등학교 3~6학년 체육수업 시수는 408시간으로 규정돼 있어, 스포츠강사가 더 늘어난다고 체육수업이 더 늘어나지는 않는다.

서울교사노조 측은 “스포츠강사가 단독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초등학생의 체육 활동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정규 교원 증원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정규 교원 증원 없는 스포츠강사의 의무 배치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교총도 “체육수업과 학생들의 신체활동 활성화가 목적이라면 스포츠강사 의무 배치가 아닌 정규교사 확보와 체육시설 확충부터 하라”고 주장했다.

교총은 이어 “초등 체육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스포츠강사가 아니라 초등교사 자격증을 갖고 학생 발달단계와 초등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 지식을 갖춘 체육전담교사를 확대 배치하고 수업 시수를 적정화 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교총은 학생들의 신체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체육시설 확충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학교 현장은 계절마다 황사, 미세먼지, 혹서, 혹한 등으로 운동장 수업이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강당, 체육관 등 실내 체육시설은 매우 부족한 형편”이라며 “스포츠강사 의무배치로 인해 오히려 체육전담 교사의 활동이 위축되거나 충돌할 소지가 높은 만큼, 학생들의 신체활동 확대가 목적이라면 전담교사 확대와 체육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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