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전투조종사로 살고 싶다"던 '殺身成仁' KF-5E 심정민 소령 하늘의 별이 되다

정충신 기자 2022. 1.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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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임무 수행 중이던 공군 KF-5E 제공호 전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조종사 고 심정민(29) 소령의 영결식이 14일 경기 수원 제10전투비행단(10전비)에서 엄수된다.

임무 수행을 위해 기지를 이륙하던 중 추락한 공군 KF-5E 전투기의 조종사는 탈출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민가를 피하려고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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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심정민 소령. 공군 제공

수원기지서 부대장으로 영결식 엄수…오후에 대전현충원 안장

연합사령관 “그의 희생 어떤 말로 표현 못해”

지난 11일 임무 수행 중이던 공군 KF-5E 제공호 전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조종사 고 심정민(29) 소령의 영결식이 14일 경기 수원 제10전투비행단(10전비)에서 엄수된다.

영결식은 이날 오전 9시 수원기지 체육관에서 유족과 공군사관학교 64기 동기생을 비롯한 동료 조종사, 부대 장병들이 참석해 부대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10전비단장의 조사에 이어 공사64기 대표인 김상래 대위의 추도사 순으로 이어진다. 공군은 수원기지에 차려진 빈소 조문을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도 전날 빈소를 찾아 살신성인(殺身成仁)을 실천한 고인을 애도했다. 임무 수행을 위해 기지를 이륙하던 중 추락한 공군 KF-5E 전투기의 조종사는 탈출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민가를 피하려고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도 전날 애도를 표했다. 주한미군 사령부 페이스북에 따르면 러캐머라 사령관은 “유엔사, 연합사, 주한미군을 대표해 순직한 대한민국공군 조종사의 가족과 친지 그리고 공군에 깊은 애도를 전한다”며 “조국과 국민을 수호하다 순직한 그의 희생을 어떤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다”고 전했다.

공군은 “고인은 지난해 11월에는 호국훈련 유공으로 표창을 받을 만큼 하늘을 사랑하고 공군인임을 자랑스러워했던 모범적인 군인이었다”고 애도했다. 심 소령은 학생조종사 시절부터 비행 연구에 매진해 비행훈련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했고, 전투 조종사로서의 기량도 뛰어났다. 제10전투비행단 항공작전과 운영장교로 작전 일정을 통제하며 비행단의 전투준비태세 유지에도 크게 기여했고, 어렵고 궂은일에도 솔선수범하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대대 분위기를 명랑하게 이끌어왔다고 공군은 전했다. 주변에 “언제까지나 전투 조종사로서 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 심 소령은 조국의 하늘을 지키는 별이 됐다.

심 소령이 조종하던 KF-5E는 11일 오후 1시 43분쯤 수원기지에서 이륙 후 상승하던 중 항공기 좌우 엔진화재 경고등이 켜지고 기체가 급강하했다. 고인은 당시 관제탑과의 교신에서 두 차례 ‘이젝션’(Ejection·탈출)을 선언하며 비상탈출 절차를 준비했지만 끝내 탈출하지 못했다. 전투기는 주택이 몇 채 있는 마을과 불과 100m 남짓 떨어진 곳에 추락했고 심 소령은 부서진 전투기 동체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공군은 심 소령이 민가 쪽으로 전투기가 추락하는 것을 막고자 조종간을 끝까지 놓지 않고 야산 쪽으로 기수를 돌리면서 비상탈출 시기를 놓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특히 심 소령이 비상탈출을 선언하고 추락하기까지 10초가량의 시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초면 조종사가 비상탈출 장치를 작동시켜 탈출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라고 공군은 설명했다. 실제로 해당 전투기의 비상탈출 장치는 2013년 교체한 신형으로 장치를 작동하기만 했다면 곧바로 탈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인은 결혼 1년 차 신혼인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공군은 고인의 계급을 대위에서 소령으로 추서했다. 유해는 이날 오후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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