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이냐 시니어 확보냐.. 고민에 빠진 은행권

박슬기 기자 2022. 1. 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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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디지털 금융, 세상을 바꾸다]① 앱 글자 키워도 여전히 높은 영업점 이용률에 "고령층 디지털 경험도 높여야"

[편집자주]새해 벽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3년차를 맞아 비대면 문화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금융업 역시 디지털 전환기에 빠르게 진입하는 형국이다. 디지털 금융은 단순히 예금, 적금 계좌 개설을 넘어 복잡한 서류와 등기 업무가 요구돼 비대면화가 쉽지 않은 주택담보대출 등 까지 업무 전반을 온라인으로 가능케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젊은 층 고객에만 한정되는 혜택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여전히 영업점을 찾는 시니어 고객 서비스를 놓고 금융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올해도 어김없이 은행권에선 새해 경영 핵심전략으로 ‘디지털 전환’이 꼽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각종 디지털 금융상품과 편의 기능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에 익숙지 않은 시니어(노년층) 세대에겐 그림의 떡이다./그래픽=김영찬 기자

◆기사 게재 순서

디지털 전환이냐 시니어 확보냐… 고민에 빠진 은행권

② “어르신, 안 들려도 괜찮아요”… 보험 상담 걱정 더는 시니어

③ 지방·저축은행, 전용점포에 금융교육까지 “어르신 모십니다”


“비대면에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의 완성도를 계속 높여 나가고자 합니다.”(이재근 국민은행장)
“고객과 시대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 독보적인 플랫폼을 선보이겠습니다.”(진옥동 신한은행장)
“우리는 전통은행의 틀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디지털 퍼스트를 발판 삼아 ‘고객 중심 넘버원(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합니다.”(권광석 우리은행장)
“2022년 전략목표를 고객중심 ‘초혁신 디지털 뱅크’ 도약으로 정하고 혁신을 통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야 합니다.”(권준학 농협은행장)

주요 시중은행 수장들이 임인년 새해를 맞아 발표한 신년사에선 ‘디지털 전환’이 어김없이 경영 핵심전략으로 꼽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출시 등 각종 디지털 금융상품과 편의 기능들이 쏟아지고 있다. 디지털 금융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각광 받으면서 탄력을 받고 있지만 이에 익숙지 않은 시니어(노년층) 세대에겐 그림의 떡이다.


시니어 고객 확보로 핀테크와 경쟁서 우위 확보


은행들은 60대 이상 시니어들을 ‘손안의 은행’으로 이끌기 위해 이들 챙기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니어 세대는 젊은 층에 비해 보유 자산규모가 큰 데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만큼 이들을 충성고객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시니어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여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주 고객층으로 삼는 핀테크 업체들의 공세에 반격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시중은행들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시니어 세대를 끌어모으기 위해 ‘큰 글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과 노안으로 작은 글씨를 보기 힘든 시니어의 고충을 감안해 기본 글씨보다 큰 글씨를 보여주고 계좌 조회, 송금·이체 등 시니어가 주료 이용하는 금융서비스를 중심으로 메뉴를 간단하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은행권은 앱뿐만 아니라 시니어들의 금융 소외현상을 줄이려는 노력에도 차별화 경쟁을 펴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금융권 처음으로 ‘시니어 고객 맞춤형 ATM(현금자동인출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ATM은 큰 글씨와 쉬운 금융 용어를 사용하고 안내 음성을 기존의 70% 수준인 초당 4음절 가량의 속도로 조정, 느린 말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60대 이상 시니어 고객의 내점 빈도가 높고 ATM에서도 가능한 입출금 등 단순 업무가 창구 업무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신림동지점 등 5개 고객중심영업점에 우선 적용했다. 신한은행은 이 서비스를 이달 6일부터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했다.

이외에 신한은행은 신내동, 하계동, 오류동, 난곡 등 4곳의 영업점을 올해 안에 디지털 혁신공간으로 바꿀 계획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27일 금융권 처음으로 시니어 고객을 위한 ‘디지털 맞춤 영업점’을 신림동지점에 연 바 있다.

국민은행은 손바닥 정맥인증으로 창구·ATM·STM(스토리텔러머신) 출금거래 등이 가능한 ‘손으로 출금 서비스’를 대표 시니어 서비스로 내세우고 있다.

KB바이오인증(손쉬운뱅킹) 서비스라고도 불리는 이 서비스는 지난 2019년 10월 출시된 이후 가입자가 지난해 12월 말 기준 366만명을 넘어섰다. 손바닥 정맥을 활용해 66개 은행 제신고 업무도 가능하다. 이 서비스는 비밀번호를 잊어도 출금 등을 할 수 있어 시니어 고객의 편의성을 높여주고 있다.


점포는 줄어드는데… “시니어 디지털 접근성 높여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모바일뱅킹 앱 안에서 시니어의 사용 편의를 위해 메인 화면을 직접 구성할 수 있게 했다. 맞춤형 메뉴를 단순화하고 큰 글씨 모드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시니어 맞춤 서비스가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순 업무를 메인화면으로 배치하고 큰 글씨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에 머무는 것”이라며 “금융업무가 디지털화되는 속도를 감안하면 시니어들을 위한 디지털 서비스는 이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지 않은 시니어 고객은 적금을 가입하는 단순 금융업무에도 영업점을 찾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에서 적금에 가입한 60대 이상 시니어 중 80.9%는 은행 창구를 거쳤다. 20·30대가 영업점에서 적금에 가입하는 비율이 17.2%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4배 이상이다.

하지만 은행 점포는 빠르게 줄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배진교(정의당·비례대표)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지난해 총 262개 점포 문을 닫았고 올 1월에도 최소 72개 점포를 폐쇄할 계획이다.

최근 신한은행이 올 2월 노원구 월계동지점을 폐쇄하고 이를 ‘디지털라운지’로 전환하려다 주민들의 반발로 진땀을 흘린 것도 시니어를 비롯한 금융소외층 확대 우려에서다. 결국 신한은행은 이곳을 ‘디지털라운지’로 운영하는 동시에 창구 2곳을 두기로 했다. 기존 영업점과 무인점포가 결합한 형태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무작정 점포를 줄이는 것과 일방적으로 디지털화를 강행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니어의 디지털 경험을 높여야 비대면 금융이 활성화된다는 분석이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대면에 익숙했던 사람들도 고령화로 모바일금융을 이용하기가 어려워지는데 편의점 복합 점포 등을 곳곳에 개설해 시니어 고객들도 화상연결을 통한 STM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디지털 금융의 접근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시니어의 디지털 적응을 도와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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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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