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이라면 사회주의자가 될 수밖에

한겨레 입력 2022. 1. 1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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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밀레니얼의 사회주의 선언
금융위기부터 청년 세대 '좌경화'
자본주의 모순 속에서 성장했기에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힙'한 상상력

밀레니얼 사회주의 선언

역사상 가장 똑똑하고 가난한 세대의 좌회전

네이선 로빈슨 지음, 안규남 옮김 l 동녘 l 2만2000원

1988년생 밀레니얼 세대로 미국 밀레니얼 좌파 정치의 주역인 저자 네이선 로빈슨.

놀라지 마시라 . 미국 청년들이 급속도로 좌경화되고 있다 . 씨앗은 일찌감치 뿌려졌다 . 2008 년 금융위기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위기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을 단 한 명도 기소하지 않고 오히려 내각에 중용하는 모습에 실망한 청년들이 , 2011 년 월가를 점거하고 “우리는 99% 다”를 외쳤다 . 그리고 2016 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민주사회주의자인 버니 샌더스의 강력한 지지자가 되어 힐러리 클린턴을 패배 직전까지 몰아세웠다 .

2018 년에는 ‘밀레니얼 사회주의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가 10 선 의원인 조 크롤리를 꺾고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이 됐다 . 민주당 후보자들이 사회주의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사회주의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 샌더스의 급진적인 사회주의 정책으로 여겨졌던 ‘ 단일 보험자 헬스케어 ’ 는 민주당원은 물론 공화당원도 지지할 만큼 인기가 높아졌다 . “ 미국 전역에서 사회주의자들이 독서 모임을 시작하고 , 책자를 출간하고 ,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 영향력을 넓히는 중이다 . 사회주의자 단체인 ‘ 미국민주사회주의자 ’ 의 회원 수는 5 만명을 넘어섰다 .

< 밀레니얼 사회주의 선언 > 의 저자 네이선 로빈슨은 이런 흐름을 함께 만든 대표적인 밀레니얼 사회주의자다 . 2015 년 학자금 대출 15 만달러 ( 약 1 억 7 천만원 ) 가 있는 26 살 대학원생이던 그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정치잡지 < 커런트어페어스 > 를 창간했다 . 혼자 만든 시제품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받아 시작한 이 잡지는 현재 미국 전역과 20 개국에 독자를 둔 경쟁력 있는 독립매체로 성장했는데 , 비결은 “ 지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좌파 작가들의 글을 싣되 주장이 뚜렷하면서도 재미있는 잡지 ” 를 만든 데 있다 . 잡지를 구독하는 청년들에게 , 사회주의는 무겁고 비장하며 다소 칙칙한 정언명령이 아니라 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향한 ‘ 힙 ’ 한 상상력이다 .

로빈슨에 따르면 , 밀레니얼들이 사회주의자가 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 자신을 돌아보고 주위를 둘러보는 것만으로 “ 세상이 어딘가 잘못됐다는 걸 ”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밀레니얼 세대는 어릴 때부터 살인적인 경쟁에 내몰려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데도 빚에 허덕이며 빈곤한 삶을 이어간다 . 또한 “ 아마존의 물류창고 노동자들은 저임금에 수당도 없이 장시간 노동과 교대근무를 하지만 , 아마존 창립자인 제프 베조스는 자신의 많은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우주선을 만드는 것밖에 없다고 말한다 ” 거나 , “ 어떤 아이들은 근사한 사립학교에 다니고 어떤 아이들은 난방도 잘 안 되는 공립학교에 다니는데 , 사립학교에 다닌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자신이 마땅히 부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 거나 , “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돈을 벌게 마련인데 , 일한 만큼 경제적 보상이 주어진다는 거짓말이 실제처럼 통용되는 ” 등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도처에서 벌어진다 .

로빈슨은 이런 문제투성이 세상을 바꿀 힘이 “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유토피아를 향한 사회주의자들의 용감하고 끈질긴 도전 ” 에 있다고 말한다 . 그에겐 백인 남성 밀레니얼인 자신보다 더 불평등한 삶을 감내하는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과 손잡고 도모할 “ 더 재미있고 더 좋은 계획 ” 이 있다 . “ 모든 사람들의 삶을 더 좋게 만들 ” 뜨겁고 아름다운 ‘빅 피처’가 궁금하다면 “ 이리 와서 함께하라 .”

이미경 자유기고가

저자인 네이선 로빈슨이 발간한 잡지 <커런트어페어스>는 미국의 젊은이들이 사회주의를 ‘힙한’ 것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데 한몫했다.
저자인 네이선 로빈슨이 발간한 잡지 <커런트어페어스>는 미미국의 젊은이들이 사회주의를 ‘힙한’ 것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데 한몫했다.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과 박빙의 승부를 펼치며 미국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사회주의 돌풍을 불러일으킨 버니 샌더스.
미국의 대표적인 밀레니얼 사회주의자 정치인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 연방하원의원. 2018년 민주당 하원의원 예비선거에서 10선 경력의 조 크롤리를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미국의 자생적인 풀뿌리 사회주의 조직인 ‘미국민주사회주의자들(DSA)’의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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