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거장' 터너·모네·쿠사마.. 테이트미술관을 옮겨왔다

권영은 2022. 1. 14.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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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라는 자연의 원재료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영국 테이트미술관 소장품을 볼 수 있는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이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5월 8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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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
존 브렛의 대작 '도싯셔 절벽에서 바라본 영국 해협(1871년 작)'.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제공

빛이라는 자연의 원재료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예술가들의 오랜 화두다. 18세기 풍경화부터 동시대 설치 미술까지 200년에 걸쳐 빛을 탐구한 근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한국에 상륙했다. 영국 테이트미술관 소장품을 볼 수 있는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이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5월 8일까지 열린다. 2019년 대박이 난 '데이비드 호크니'전 이후 북서울미술관이 하는 첫 대규모 해외 소장품 걸작전이다.

이번 전시는 연대순이나 미술사조별로 나누지 않고 '빛'이라는 한 가지 주제로 모은 전시다. 이를테면 인상파 거장 클로드 모네(1840~1926)와 전위예술가 야요이 쿠사마(1929~)의 작품을 나란히 둔다. 회화, 수채, 에칭, 메조틴트, 사진, 조각,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작업들이 신기하게도 '빛'이라는 한 궤로 꿰어진다.

빛이 만들어내는 찰나를 재현하고자 했던 인상주의 거장 클로드 모네의 ‘엡트강가의 포플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제공

빛을 종교적 믿음과 연결했던 윌리엄 블레이크(1757~1827)부터 빛을 자연현상으로 인식하고 빛이 가진 색을 분석해 그린 윌리엄 터너(1775~1851), 빛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화폭에 옮기고자 했던 모네를 거쳐 20세기 인공적인 빛을 재료로 활용한 댄 플래빈(1933~1996), 백남준(1932~2006), 쿠사마, 제임스 터렐, 올라퍼 엘리아슨 등 동시대 작가들까지 총 43명의 작품 110점이다.

빛을 다룬 이들 작품을 통해 근현대 미술사를 훑는 것도 가능하다. 빛에 대한 연구는 빛이 만들어내는 찰나를 재현하고자 했던 인상주의에서 절정을 이룬다. 이번 전시에서는 모네를 대표하는 포플러 연작 중 '엡트강가의 포플러(1891년 작)'를 볼 수 있다. 보험평가액만 500억 원에 달하는 전시작 중 가장 비싼 작품이다.

필립 파레노의 '저녁 6시'. 실내로 쏟아진 햇빛이 만든 카펫 위 그림자가 이 작품 자체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제공

현대에 와서도 빛에 대한 탐구는 계속된다. 재현으로 그치지 않고, 조작하고 창조한다. 필립 파레노의 '저녁 6시'는 자칫 작품인지도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햇빛이 실내로 쏟아져 들어와 바닥의 카펫 위에 그림자를 드리운 작품인데, 전시 공간 어디에도 창문은 없다. 댄 플래빈이 러시아 예술가 블라디미르 타틀린의 '제3인터내셔널 기념비'를 오마주한 'V. 타틀린을 위한 기념비'는 20세기의 위대한 발명품 형광등을 재료로 썼다.

전시실 입구에 놓인 백남준의 '촛불 TV'도 소홀히 보아 넘길 수 없다. TV 케이스 안에 촛불 하나가 빛을 발하는 작품으로, 촛불과 TV를 통해 인류 문명의 시작부터 오늘날 디지털 시대까지를 내포한다. 전시관 측은 매일 초를 간다.

백남준의 '촛불 TV'.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는 테이트미술관의 순회전이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 푸둥미술관 개관 전시로 선보인 후 한국으로 왔다. 서울 동북부 지역의 문화 소외를 해소한다는 설립 취지에 걸맞게 북서울미술관은 특별히 '어린이·청소년 전시 감상 가이드'를 마련했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인 '문화가 있는 날'에는 전시장 내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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