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수비이닝 1위vs제2의 이종범..KIA팬들 즐길 준비하세요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중앙내야가 꿈틀거린다.
KIA의 2022년 스프링캠프 최대 화두는 '유격수 전쟁'이다. 지난 2년간 풀타임 주전으로 뛴 박찬호(27)에게 '제2의 이종범'으로 불리는 특급신인 김도영(19)이 도전장을 던졌다. 김도영은 지난해 청소년대표팀서 어깨에 부상했지만, 2군 마무리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김종국 감독은 김도영이 아프지 않다면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넣을 것이라고 했다. 이변이 없는 한 김도영의 1군 캠프 합류는 확정이다. 마무리훈련서도 나주환 코치의 지도로 유격수 수비를 집중적으로 연마했고, 스프링캠프에서 박찬호에게 본격적으로 도전한다.
박찬호와 김도영의 유격수 경쟁이 관심을 모으는 건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김도영의 화려한 스펙 때문이다.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는 아무에게나 붙는 건 아니다. 2021년 고교 최고타자였다.
홈에서 1루까지 3.96초만에 갈 수 있는 폭발적 주력, 고교대회 21경기서 79타수 36안타(1홈런) 타율 0.456, OPS 1.139(장타율 0.608)에 17타점 22득점 17도루를 기록할 정도의 타격 실력까지. 공수주 완성형 타자이자, 향후 10년간 KIA 중앙내야를 책임질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두 번째는 박찬호와 김도영의 스타일이 정반대라는 점이다. 김도영은 현 시점에서 수비보다 공격에 방점이 찍혀있다. 그러나 박찬호는 전형적인 수비형 유격수다. 6년 통산타율 0.234에 6홈런 153타점이다.
반면 박찬호는 지난해 1100⅓이닝으로 리그 유격수 수비이닝 1위를 차지했다. 물론 24개의 실책으로 리그 주축 유격수들 중 김혜성(키움, 35개) 다음으로 많은 실책을 범하긴 했다. 그러나 그만큼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됐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도 명확하다. 우선 김도영은 프로 1군 레벨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를 판단해야 한다. 아마추어와 프로는 하늘과 땅 차이다. 수비의 경우 타구속도, 시프트의 디테일 등이 차원이 다르다. 타격에서도 질이 다른 변화구 완성도와 빠른 공 조합, 집요한 약점 공략 등 뚫어야 할 관문이 많다.
이런 의문점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모습만 보여줘도 최소한 1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잡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코칭스태프가 적응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하면 스프링캠프든 시범경기든 2군으로 내려 보낼 가능성도 있다.
박찬호는 역시 타격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공수겸장 3루수로 이름을 날린 맷 윌리엄스 전 감독도 끝내 박찬호 타격을 개조시키는데 실패했다. 김종국 감독은 박찬호의 데뷔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잘 안다. 박찬호를 어떻게 이끌지 지켜봐야 한다. 실질적으로 최희섭-이범호 타격코치와의 시너지와 방향성 정립 등이 중요하다.
미래 가치만 생각하면 박찬호보다 김도영이다. 그러나 김도영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원석일 뿐이다. 박찬호가 김도영에게 자극을 받아 '스텝업'을 하면 흥미로운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건전한 경쟁으로 동반 업그레이드를 하면 최상. KIA로선 무조건 윈-윈 게임이다. KIA 팬들은 즐길 준비만 하면 된다.
[박찬호와 김도영.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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