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지지율 33%로 추락… 공화당원 2%만 “지지한다”
새해 들어서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 자칫 20%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기 시작했다. 미 퀴니피액 대학이 12일(현지 시각)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등록 유권자의 35%만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54%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 대학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총 10번의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이번 조사는 그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가장 낮게 나왔다.
1313명의 응답자 전체를 대상으로 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33%까지 떨어졌다. “취임 후 주요 여론조사 중에서 최저 수준”이라고 USA투데이는 보도했다. 자신이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75%는 바이든을 지지했지만, 무당파는 25%만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했다. 공화당원 중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답한 사람은 단 2%였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는 경제문제와 좀처럼 종식되지 않는 코로나 대유행 등이 거론된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 올라 1982년 이후 39년 만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바이든의 지지율 반등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미국 내 선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낮은 지지율이 계속되거나 악화하면 오는 11월 바이든의 명운이 걸린 중간선거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배경에서 요즘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주력하는 것은 투표권 확대 법안이다. ‘투표 자유법’과 ‘존 루이스 투표권 증진법’은 민주당을 주로 지지하는 히스패닉과 흑인, 아시아계 유권자가 우편투표, 조기 투표 등을 통해 더 많이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원이 규정한 필리버스터 중단 요건을 60석 이상 동의에서 51석 이상으로 낮춰서라도 투표권 확대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것이 민주당 당론이다.
민주당이 투표권 확대 법안에 사활을 거는 것은 2020년 대선 이후 공화당 강세 주에서 투표권 제한 법안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뉴욕대 로스쿨의 브레넌 정의센터는 “2021년 1월 1일부터 12월 7일 사이에 최소 19주(州)가 투표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34개의 법을 제정했다”고 지난달 21일 밝혔다. 조지아, 텍사스, 애리조나처럼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주들이 특히 적극적으로 이런 법을 만들었다.
그 내용을 보면 우편투표 요건을 더 어렵게 만들거나, 우편투표 도착 시한을 단축시키는 것이 많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선호하는 우편투표와 부재자투표를 제한하면 공화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투표 시간을 단축하고 투표소를 줄여서 대면 투표를 더 어렵게 만드는 조항을 만든 주도 있다. 조지아주는 투표소에 줄 서 있는 유권자들에게 물이나 간식을 나눠주는 행위마저 형사처벌 대상으로 만들었다. 텍사스주에서는 선거 관리 당국자가 유권자들에게 우편투표를 신청하라고 권고하면 형사 기소를 당할 수도 있게 됐다. 민주당은 이처럼 투표를 어렵게 만드는 법안이 흑인, 라티노처럼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계층을 위축시켜 투표율을 떨어뜨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36주는 새로 주지사를 선출해야 한다. 연방의회도 11월 중간선거를 치른다. 현재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이기는 하지만, 공화당과의 차이는 매우 근소하다. 다수당 지위를 뺏기면 바이든 행정부도 국정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 때문에 지난 11일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조지아주를 찾아 “역사가 심판할 일을 완수할 것을 의회에 촉구한다. ‘투표의 자유법’을 통과시키라”는 연설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과 협력자들의 목표는 자신에게 반(反)하는 투표를 하는 모든 이의 권리 박탈”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저격했다.
2020년 대선에서 우편투표 때문에 패배했다고 믿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이를 조롱하는 성명을 내놓았다. 그는 민주당의 조지아 주지사 후보인 스테이시 에이브럼스가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스테이시는 바이든이 사실 조지아에서, 2020년 대선 전체에서 크게 패배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또 “깨어있다는 급진 좌파조차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창피하다는 것을 알아차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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