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할인 도입·노선 개편.. 스마트 대중교통 도시 '발돋움'

김정모 2022. 1. 14.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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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2024년까지 체계 구축 박차
구불구불한 노선·비싼 요금 등
시민들 교통망 불편 해소 나서
3월부터 버스·전철 환승 때 할인
버스 안다니는 곳엔 '마중택시'
ICT 활용 시스템 구축도 추진
서울과 수도권 출퇴근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심야버스를 타기 위해 줄 서 있다.
구불구불한 시내버스 노선과 난폭 운전, 비싼 요금 등으로 전국 최하위 수준의 대중교통 서비스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충남 천안시가 대중교통시스템 전면 개편에 나선다. 2024년 2월 완성을 목표로 광역교통망과 스마트 교통도시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천안시는 KTX와 SRT 경부선과 호남선 장항선 철도는 물론 주요 도시와의 시외버스 등 모든 육상교통수단이 연결된 전국 최고의 교통요충지다. 수도권 전철 1호선이 개통된 후로는 수도권으로 분류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시내대중교통망은 잘 발달한 광역교통망을 연계시켜 내지 못하고 있다. 시내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철도로 곡선으로 얽힌 시내버스 노선이 많아 이동시간은 길고 택시요금은 높다. 시내버스 노선 개편과 서비스 개선, 편리한 대중교통 환승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스마트 교통도시를 만들겠다는 천안시 계획을 들여다봤다.

◆시내버스-전철 환승할인 시행

천안시는 지난해 3월 시내버스혁신추진단을 별도 조직으로 신설했다. 기존 대중교통과, 교통정책과와는 별도로, 광역전철과 시내버스 환승, 시내버스 준공영제, 서비스 혁신사업 발굴 등 시내버스 혁신만 전담한다. 2020년 재보궐선거로 당선한 박상돈 천안시장이 1호 공약으로 내세운 ‘스마트 대중교통’을 실현하기 위해 만든 별동대이다.

‘손을 흔들어야 정차한다’, ‘롤러코스터 체험’ 등 조롱 섞인 시내버스 운행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진단을 위해서다. 오는 6월까지 ‘천안시 스마트 대중교통 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한다. 용역결과가 나오면 노선조정을 비롯한 대대적인 시내버스 혁신을 추진한다.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은 10∼20대 젊은층과 노년층의 불만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천안시는 오는 3월 시내버스와 수도권전철 환승할인제를 시행한다. 천안시내버스나 수도권전철에서 내린 후 30분 이내에 갈아타면 전철 기본운임 1250원을 할인해 주는 지원이다. 천안은 2005년 수도권전철 1호선 천안역 개통으로 서울지하철을 곧바로 이용할 수 있는 도시가 됐다. 환승할인제는 전철 개통 이후 16년 동안 이용자들의 오랜 바람이었다.

시는 환승할인제가 천안과 서울을 오가는 출퇴근 직장인들과 시민들이 승용차 이용을 줄이는 대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유인책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교통체증은 줄이고 탄소중립에도 기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되는 것이다.
환승할인제가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기존 통합 환승시스템 운영 차질을 우려하며 반대했던 서울시를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박상돈 시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직접 소통하며 이번 합의를 이끌어 낸 것으로 전해졌다. 신 수도권으로 불리는 천안과 서울의 일체감을 더욱 끌어올려 도시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천안시는 지난해 12월부터 도심 순환 급행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도심 한복판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경부선·호남선·장항선 철도로 구불구불한 노선을 형성하고 있는 시내버스 이용 불편을 개선하기 위한 버스다. 번영로-삼성대로-천안대로-충절로-남부대로를 순환하며 환승수요가 많은 주요 정류장에 정차한다. 급행버스번호는 5번이며 배차간격은 35분이다. 이용수요 분석을 통해 배차간격 단축 등 이용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빅데이터와 친환경 저상버스로 불편 해소

시는 난폭운전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시내버스 디지털운행기록계(DTG)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다. DTG는 1초 단위로 22개 이상의 운행 관련 정보들을 저장하는 장치이다. 과속·급가속·급정지·급회전 등 위험 운전 행동을 정확히 알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회사별, 차량별로 운수종사자 특성을 자세히 파악하고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해 안전운전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천안시는 지난해 20년 만에 시내버스 디자인을 바꿨다. 시민 선호도 조사를 통해 최종 디자인을 선정하고 중대형 버스는 연두색, 지선버스는 초록색으로 색상을 바꿨다. 저상버스의 경우 노인과 교통약자를 배려한다는 의미로 주홍색을 입혔다. 시는 오는 3월까지 모든 시내버스의 디자인과 색상 변경을 완료한다. 이어 2025년까지 친환경 저상버스 134대를 도입한다.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과 친환경 탄소중립정책에 발맞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시는 버스노선이 미치지 못하는 병천면 등 16개 읍·면·동 마을 주민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20여대의 ‘마중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버스운행이 안 되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시가 보조금을 지급해 저렴한 가격에 마중택시를 이용하게 하는 제도다. 시는 농촌지역 대중교통 운행의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수요응답형 택시인 ‘농촌택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천안시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첨단 교통시스템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천안시교통정보센터는 첨단장비를 기반으로 한 지능형교통체계(ITS)·버스정보시스템(BIS)·신호제어시스템(SCS)을 구축하고 천안시 권역 모든 교통정보를 총괄 관리한다.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수집한 시내전역의 교통정보를 가공 분석해 홈페이지, 교통전광판 등을 통해 교통소통상황(지·정체, 돌발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알리는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시내버스의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버스정류장 내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를 통해 실시간 버스도착예정정보를 알려준다. 국토교통부 지능형교통체계 구축 사업에 선정돼 올해부터 내년까지 국비 57억원을 포함한 104억원을 투입해 교통정보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박상돈 천안시장 “대중교통 혁신 통해 역동적 성장 기반 강화될 것”

“스마트 대중교통 시스템 구축의 우선 목표는 시민 불편 해소에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천안의 도시 가치와 지속 성장 엔진을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박상돈(사진) 충남 천안시장은 13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천안시를 젊고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2020년 4월 천안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 시장의 1호 공약은 스마트 대중교통시스템 구축이었다. 사실 그의 1호 공약은 다소 뜻밖이었다. 충남 서산·보령시장, 아산군수, 청와대 행정관 등을 지내고 17·18대 국회의원까지 지낸 시장 후보의 1호 공약치고는 너무 밋밋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지방자치단체의 가장 중요한 혁신은 시민들이 불편해하는 것들을 고치고 필요로 하는 것들을 해결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대중교통 혁신을 1호 공약으로 내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행정가와 정치인의 길을 거쳐 마지막으로 천안 발전을 위해 일하고자 마음을 굳히고 시내를 발로 누볐는데 의외로 시내버스 이용 불편과 고질적인 교통체증을 해결해 달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

“서울에서 고속전철을 이용해 천안으로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36분이며 요금은 1만3700원인데, 시내 대중교통 시스템이 좋지 않아 비용과 이동시간 등에서 비효율이 심각해요. 이 문제를 개선해 광역교통망과 시내교통망을 유기적으로 연계시키면 시민불편 해소는 물론 천안시가 더욱 역동적으로 성장할 기반이 강화될 것입니다.”

박 시장의 1호 공약은 추진 2년째에 접어들면서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오는 3월부터 시작하는 전철과 시내버스 간 환승할인이 대표적이다. 박 시장은 “천안시의 체계적이고 편리한 교통 체계는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각지 인구를 유입시켜 천안시를 젊고 활력 넘치는 도시로 성장시켜왔다”며 “광역교통망과 잘 연계된 시내교통망을 통해 서울과 수도권 등 전국에서 천안을 쉽고 빠르게 오가는 스마트 대중교통 종합대책을 2024년 2월까지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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