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비중 더 늘려도 좋다[아침을 열며]

입력 2022. 1. 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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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한국은행은 2021년 3분기 '자금순환'을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 가계의 주식 비중은 지난해 3분기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의 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이 얼마가 적정한지는 국가마다 다르고 각 가계의 소득이나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보면 우리 가계의 주식 비중이 현재보다는 좀 더 높아져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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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2,960대로 하락한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주 한국은행은 2021년 3분기 '자금순환'을 발표했다. 자금순환은 국가 전체적으로 돈이 어디서 생겨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한눈에 보여줄 뿐만 아니라 각 경제주체가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고 운용하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계의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이 최근 2년 동안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가계는 금융자산을 예금, 주식, 채권, 보험으로 나눠 운용한다. 지난해 9월 우리 가계(비영리단체 포함)는 4,846조 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했는데 43%를 현금 및 예금에, 30%를 보험에 맡겼다. 주식 비중은 23%로 2019년 말 18%에 비해 5%포인트나 늘었다. '동학개미'가 상징하는 것처럼 2020년 이후 수많은 개인들이 주식시장에 참여하면서 은행예금이나 보험을 상대적으로 줄이고 주식 투자를 늘린 것이다.

우리 가계의 주식 비중 23%는 일본보다는 높으나 미국보다는 훨씬 낮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보면 일본 가계는 금융자산의 15%를 주식으로 운용했다. 예금 비중은 54%로 매우 높았다. 은행 예금금리가 거의 0%인데도 일본 가계가 금융자산의 절반 이상을 은행에 맡기는 것은 디플레이션과 인구 고령화에 기인한다. 0% 금리를 받아도 물가가 떨어진 만큼 실질 금융자산은 늘어난다. 나이가 들수록 안전자산을 선호한다.

미국 가계는 지난해 3분기에 금융자산의 13%만 예금으로 가졌고 무려 53%를 주식으로 보유했다. 지난해 미국 주가가 일본이나 우리나라보다 많이 올랐던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미국 가계의 주식 비중은 지난해 3분기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0년 정보통신 거품 붕괴 직전이나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 주식 비중이 48%였다. 현재 미국 주가가 지나치게 많이 올랐거나 미국 가계가 적정 수준 이상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최근 미국 주식 투자를 많이 늘리고 있는 우리나라 '서학개미'가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가계의 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이 얼마가 적정한지는 국가마다 다르고 각 가계의 소득이나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보면 우리 가계의 주식 비중이 현재보다는 좀 더 높아져도 좋을 것 같다.구조적으로 주식의 배당수익률이 은행금리보다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거시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저금리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금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인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1%대로 접어들고 있다.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저축이 투자보다 많아 돈이 남아도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대기업 중심으로 기업의 자금 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은행이 채권을 더 사들일 전망이다.

필자는 여기서 여러 칼럼을 통해 올해는 주식 시장이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주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유동성과 경기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높은 물가상승률 때문에 금리를 인상하는 등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주요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떨어지면서 경기 둔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런 요인으로 주식 시장이 연착륙보다는 경착륙할 수 있다. 그러나 주가는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이어왔다. 멀리 내다보면서 올 한 해는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을 서서히 늘릴 시기인 것 같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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