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90년생부터 한푼도 못 받는다"는데, 연금 개혁 모르쇠하나

입력 2022. 1. 13.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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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고갈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의 공적연금제도는 '덜 내고 더 빨리' 받는 형태로 연금 고갈을 가속화시키는 구조다.

현 연금체계가 유지되면 2055년 수령자격이 생기는 1990년생부터 국민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된다는 얘기다.

청와대가 나 몰라라 하는데 인기 없는 연금개혁에 여당이 굳이 나설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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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고갈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어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 기준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0.4%로 조사대상 37개국 가운데 1위라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 독일 등 G5(주요 5개국) 평균의 무려 2.8배에 이른다. 현재 17.3%인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도 2045년에는 37.0%로 세계 1위인 일본(36.8%)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고령화와 노인빈곤 문제가 심각해지는데도 노후 소득보장 기능을 해야 할 공적연금 개혁은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공적연금제도는 ‘덜 내고 더 빨리’ 받는 형태로 연금 고갈을 가속화시키는 구조다. 이 상태라면 국민연금은 2039년 적자로 전환되고, 적립금은 2055년 소진될 전망이다. 현 연금체계가 유지되면 2055년 수령자격이 생기는 1990년생부터 국민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뿐이 아니다. 2021∼2030년 10년간 공무원연금은 61조원, 군인연금은 33조원 적자가 예상된다. 이미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적립금이 소진돼 각각 2001년, 1973년부터 국고로 메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문재인정부는 공무원 수를 무려 11만명 늘려놨다.

그래도 이전 정부는 보험료율을 올리거나 소득대체율을 낮추는 등 개혁의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현 정부는 국민연금 개혁안 시나리오만 툭 던져놓고 국회에 책임을 떠넘겼다. 청와대가 나 몰라라 하는데 인기 없는 연금개혁에 여당이 굳이 나설 리 없다. 무책임한 직무유기다. 국민들이 공무원 연금까지 책임지며, 적은 연금으로 힘든 노후를 보내야 할 판이다. 저출산·고령화는 필연적으로 연금 고갈을 가져온다. 연금 구조를 손보지 않고는 복지국가의 지속가능성도 장담할 수 없다.

대선주자들이 나서야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국민·공무원·군인·사학연금 통합을 약속했고,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도 연금개혁 의지를 피력했다. 군소후보와 달리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말이 없다. 표만 갉아먹는 ‘긁어부스럼’이라는 계산이 섰을 것이다.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개편이 불가피하다. 보험료율의 차이가 있다지만,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의 불평등을 해소할 공적 연금 통합 논의도 화급한 일이다. 표보다는 국민의 노후와 미래세대를 책임지겠다는 자세로 개혁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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