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개인투자자 울리는 물적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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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이전 개인 투자자는 힘없는 소수였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분을 삭이지 못하는 또 다른 이슈가 '물적분할'이다.
여론이 들끓었지만 물적분할의 불합리한 게임 규칙을 바꾸지는 못했다.
물적분할을 발표한 기업들은 보통 '장기적으로 자회사의 성장성이 우리 주가에 반영된다'며 개인 투자자들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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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이전 개인 투자자는 힘없는 소수였다. 공매도에 불만을 토해도 반향 없이 사그러들기 일쑤였다. 정책 당국은 이들을 ‘일부 극성 여론’ 쯤으로 보는 분위기였다. 팔짱 끼던 정부의 태도는 개인 투자자가 무시할 수 없는 ‘표’가 되자 급변했다. 정부는 한시적 공매도 금지 끝에 개선안을 내놓았다.
방식은 다르나 카카오 계열사들 역시 무분별한 모·자회사 동시 상장이 비판받고 있다. 2020년부터 게임, 뱅크, 페이가 줄줄이 기업공개를 한 데 이어 올해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상장이 기다리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형 물적분할’이다. 소액주주는 A기업의 유망사업을 보고 주식을 샀는데, 정작 A기업이 유망사업을 자회사 B로 떼어내 따로 상장해 버린다. A기업은 껍데기만 남은 셈이니 소액주주로선 눈 뜨고 코 베인 꼴이 돼 버린다.
상법상 물적분할 시 모회사는 자회사 주식을 100% 보유해야 한다. 모회사 대주주는 지배력을 유지하면서도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확보하는 셈이다. 반면 모회사 소액주주는 주가 하락의 피해를 고스란히 짊어진다. 이 때문에 이상훈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LG화학 사례를 다룬 논문 ‘물적분할과 지주사 디스카운트’에서 “(물적분할은) 일반주주에게는 배터리에 대한 접근권과 관리권, 처분권을 지배주주에게 몰취당하는 손해를 의미한다”며 “회사라는 틀을 이용하여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편취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물적분할을 발표한 기업들은 보통 ‘장기적으로 자회사의 성장성이 우리 주가에 반영된다’며 개인 투자자들을 달랜다.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수차례 경험한 투자자들은 코웃음 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핵심 자회사가 재상장한 경우, 모회사가 보유한 지분 평가액은 65% 정도 할인 거래된다. 실제 SK이노베이션, 한국조선해양, LG화학은 물적분할 발표 다음 날 주가가 6∼8%씩 하락했다. 한국식 ‘쪼개기 상장’은 일본, 영국, 미국 등에서는 보기 힘든 사례라고 전문가들은 입모아 지적한다.
다행히 물적분할과 ‘쪼개기 상장’에 대한 소액주주의 공분에 정치권이 움직이고 있다.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자회사 상장 때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를 일부 배정하는 안을 내놓았다. 지난 6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현황과 해결책을 짚어보는 토론회도 열렸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는 변화를 약속했다. 새해에는 소액주주의 불만이 합리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송은아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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