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시선]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위협

2022. 1. 1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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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결 구도 바꾸는 '게임 체인저'
軍, 요격체계·무기 개발 적극 나서야

북한은 작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3차례에 걸쳐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했다. 그런데 이번 3차 시험발사에서는 700㎞ 이상 날며 마하10 내외로 활공 기동해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 극초음속미사일은 전 세계 어느 표적이든 불과 수분 이내에 도달하여 공격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은 정확도가 높아서, 향후 야전에 실전배치 시 한국과의 군사적 대결구도를 일시에 역전시킬 수 있는 치명적 위협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통상적으로 극초음속 무기는 지구 대기권 내에서 마하5 이상의 속도를 가진 비행체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극초음속 무기들로는 ‘극초음속미사일’(순항미사일, 활공체)과 재사용이 가능한 ‘극초음속 항공기’가 있다. 이 중 극초음속미사일은 군사적으로 대단히 유용하다. 우선 세계 어디든 경고 없이 선제공격할 수 있고, 민감한 전략표적에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또 요격 확률을 현저히 줄이고, 빠른 속도와 정확성 향상으로 이동식 발사대 등 이동표적을 신속하게 타격할 수 있다. 그리고 원거리 공격이 가능해 공격자에게는 통합방공체계를 갖춘 A2/AD(반접근/지역거부) 극복에 효과적이며, 방어자에게는 항공모함 등 적의 접근을 원거리로부터 차단할 수 있어 A2/AD의 완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대학원장
바로 이런 군사적 유용성 때문에 세계 각국은 전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의 하나로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제한할 수 있는 국제조약의 부재로 더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러시아와 중국이 극초음속미사일 분야에서 미국보다 앞서 있다. 하지만 2023년 미국이 극초음속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또 현재 개발 중인 극초음속미사일 방어체계(GPI·Glide Phase Intercepter)를 이른 시일 내에 구축한다면, 미국이 군사기술적 우위에 설 것으로 생각된다. 러시아, 중국, 미국의 뒤를 이어 소규모로 인도, 호주, 일본, 프랑스, 독일 등이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한국도 얼마 전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극초음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요격체계(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는 데는 앞으로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겨우 종말 단계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기술 수준에 머물러 있고, 또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복합 활용하는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요격체계 개발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극초음속미사일 요격체계를 반드시 구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의 여지는 있다. 왜냐하면 마하5 이상의 속도로 날아오는 극초음속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은 현존 미사일방어체계로는 탐지 및 요격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극초음속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한 러시아와 중국처럼 북한 또한 극초음속미사일에 재래식 탄두가 아닌 핵탄두를 탑재할 경우, 이는 우리 군의 기존 미사일방어 개념을 근본적으로 수정하게 만들 정도의 심각한 고민거리를 던져주게 된다. 이런 점을 감안해 앞으로 우리 군은 아래의 과제를 적극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첫째, 북한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동향을 추적·확인하고, 군 주도 하에 산학연과 협조체계를 구축해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 특히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을 우선 사업으로 선정하고, 예산도 대폭 증대시키는 등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둘째, 우주 기반 감시·정찰자산 확충 노력과 더불어 상승 단계의 미사일 요격 기술, 더 나아가 전자기력을 활용한 레일건, 레이저포, 고에너지 레이저 등의 요격무기를 개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셋째, 이런 기술들을 토대로 대공포형·유도탄형·레이저형 3개 형태를 동시 구성해 해군의 근접방어(CIWS)체계와 유사한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 운용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해야 적의 선제공격에 대한 충격을 흡수하고, 적에게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줄 수 있는 보복공격 능력을 일정 수준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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