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동진쎄미켐, 2215억원 횡령 오스템 '유탄'..개미는 '줍줍'

김윤지 입력 2022. 1. 13.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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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실적 부진 전망에 '이모씨' 꼬리표
그래도 산다..개미, 관련주 2000억 순매수
'동명' 오스템 갑자기 거래량 폭발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2215억원 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048260) 나비효과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해당 종목은 거래 정지된 상태에서 관련 종목들이 매크로 불확실성과 실적 부진 등 다른 원인과 결합돼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해당 종목의 상장폐지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헬스케어 업종을 포함해 상장사에 대한 전반적 신뢰도 하락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런가 하면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일시적인 주가 하락으로 판단해 ‘바텀 피싱(최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회삿돈 2215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씨(사진=연합뉴스)
◇ 엔씨소프트·동진쎄미켐…‘이모씨’ 꼬리표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엔씨소프트(036570)는 전거래일 대비 1만1000원(1.79%) 하락한 60만5000원에 마쳤다. 이달로 기간을 넓히면 5.91% 떨어졌다.

지난 11월 엔씨소프트 약 3000억원치를 순매수했던 ‘슈퍼개미’가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을 일으킨 직원 이모씨로 추정된다는 소식이 전날 전해졌다. 11월 11일 하루에만 개인이 단일계좌로 상장주식수가 2195만4022주인 엔씨소프트를 49만2392주(2.24%) 순매수해 당시 화제가 됐다. 엔씨소프트가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 등과 함께 당일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사실상 횡령 자금 베팅이 시장을 뒤흔든 셈이었다. 공시와 주가 추이 등을 고려하면 이씨는 수백억원대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별도로 이날 증권가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줄줄이 목표가를 내려 잡았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5290억원에서 4220억원으로 약 20% 하향했다. 목표가도 기존 107만원에서 92만원으로 내려왔다.

그는 “‘리니지W’는 예상대로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으나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일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크게 감소해 ‘리니지W’의 흥행 성과가 상쇄됐다”면서 “‘리니지W’ 흥행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으로 인건비가 늘어났으며 마케팅비 또한 예상보다 늘었다”고 짚었다.

NH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도 비용 증가에 따른 실적 부진을 반영해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를 기존 대비 하향 조정하면서 목표가를 각각 93만원에서 83만원으로, 110만원에서 90만원으로 조정했다.

저가 매수 기회로…개미 순매수 나서

반도체 장비회사 동진쎄미켐(005290)은 새해부터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여줬다. 동진쎄미켐은 지난해 연말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에 2차전지 소재인 음극재 공급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지난 12월 한 달 사이에만 50%가 넘게 올랐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하지만 이모씨가 동진쎄미켐을 대량으로 사들인 ‘파주 슈퍼개미’와 동일 인물로 밝혀지면서 올해 들어 전일까지 20% 가까이 하락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1400억원 규모로 동진쎄미켐 주식을 사들였다. 당시 지분율 7.62%로, 이후 손해를 보면서 내다 팔아 지난해말 기준 1.07% 지분이 남아 있다. 업계는 동진쎄미켐 주식을 담보 삼는 식으로 미수 거래나 차액결제거래(CFD) 방식을 통해 엔씨소프트를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자 동진쎄미켐도 손실을 보면서 내다 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가 주식 투자로 손실을 본 금액은 총 761억원인 것으로 총 42개 종목에 투자했다가 대부분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흥미로운 점은 주가 급락을 기회로 판단한 일부 ‘개미’들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사태를 일종의 잡음으로 해석한 것이다.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동진쎄미켐을 1220억4592만원치 순매수했다. 엔씨소프트도 같은 기간 878억5085만원치 순매수했다.

한편 업체명이 비슷해 오해를 받은 자동차 부품제조업체 오스템(031510)도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와 동명이란 이유로 주목을 받으면서 지난 6일 하루에만 497만3150주가 거래됐다. 12월 평균 거래량 5만2601주와 비교하면 손바뀜이 빠르게 일어난 것이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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