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우리생물] 남극까지 진출한 '화랑곡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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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남극 세종기지에서 채집한 곤충 표본을 기증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추운 남극에서도 곤충이 살고 있다니! 반가운 마음에 표본을 받고 보니, 일반 가정집에 흔히 나타나는 '화랑곡나방'이었다.
화랑곡나방의 이름에서 화랑(畫廊)은 날개 가장자리 무늬가 그림을 전시한 모양 같다는 뜻과 곡식을 먹는 나방, 곡나방이 합쳐진 말이다.
쌀에 화랑곡나방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여러 민간요법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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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곡나방은 쌀에 잘 생겨서 애벌레는 쌀벌레, 성충은 쌀나방이라고 부른다. 쌀을 씻을 때 십여 개의 낱알이 거미줄 같이 실로 뭉친 곳 안의 하얀색 쌀벌레가 애벌레이고, 쌀통 주변을 날아다니는 작은 회갈색 나방이 성충이다. 화랑곡나방의 이름에서 화랑(畫廊)은 날개 가장자리 무늬가 그림을 전시한 모양 같다는 뜻과 곡식을 먹는 나방, 곡나방이 합쳐진 말이다.
화랑곡나방은 야생에서 식물의 열매나 종자를 먹고살지만, 나방의 습성상 야간 불빛에 이끌려 쉽게 집 안에 들어온다. 암컷이 몰래 알을 낳아 부화한 애벌레는 쌀만 먹는 것이 아니다. 기어 다니며 단단한 큰 턱으로 각종 건조한 물질을 갉아먹는데, 애완동물 사료나 견과류, 심지어 매운 고춧가루를 먹기도 한다. 비닐 포장지를 물어뜯을 수 있어 라면이나 과자 속에서 발견되면 소비자 민원이 자주 발생해 식품업계에서는 아주 골치 아픈 존재이고, 몇 년 전에는 기저귀와 생리대에서 발견되어 뉴스에 보도되기도 했다.
최근 애벌레의 식성을 역이용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곤충으로 활용하는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 쌀에 화랑곡나방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여러 민간요법이 전해진다. 가정에서는 기본적으로 음식물 냉장보관이나 밀봉을 잘해야 하고, 식품 제조공장이나 보관창고에서는 주기적인 점검과 환경 관리가 필요하다. 겨울이라도 집 안에 날아다니는 작은 나방이 있다면 눈여겨 살펴볼 일이다.
김태우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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