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여유' 현대重 vs '재매각' 대우조선..합병무산에 입장차 갈려

옥승욱 2022. 1. 13.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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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이 유럽연합(EU)의 불승인으로 최종 무산되면서 양사의 입장도 크게 갈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었던 현대중공업은 자금 여유가 생긴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EU 집행위원회는 13일(현지 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 결합을 불승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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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이 유럽연합(EU)의 불승인으로 최종 무산되면서 양사의 입장도 크게 갈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었던 현대중공업은 자금 여유가 생긴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EU 집행위원회는 13일(현지 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 결합을 불승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U는 지난 2019년 12월 양사 기업결합심사를 시작한 이후 2년 2개월만에 끝내 불허를 결정했다.

조선 수주는 국내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닌 해외 계약이기 때문에 이들의 허가를 득해야만 합병을 할 수 있다. 한 국가라도 반대를 한다면 이들 합병은 이뤄질 수 없다. 한국조선해양은 6개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요청했는데 EU, 한국, 일본 세개 국가의 승인을 남겨두고 있었다. EU가 기업결합을 불승인하면서, 메가조선소 탄생으로 기대를 모았던 양사의 합병은 최종 무산됐다.

EU경쟁당국은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LNG(액화천연가스)선 시장 독과점을 우려해 기업 결합을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양사의 LNG운반선 시장 점유율은 약 60%를 차지한다. EU는 이들이 LNG선박 가격을 인상할 경우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 등 유럽 선사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기업결합 무산으로 국내 조선업이 받는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물동량 증가와 친환경 선박 교체 등으로 선박 발주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업황이 꺾인다면 국내 조선업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은 있다. 국내 조선 빅3가 선박 계약을 따내기 위해 저가 수주에 나서는 등 과당 경쟁이 재발할 수 있어서다.

두 회사의 입장은 크게 차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한국조선해양의 타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 인수에 사용할 자금 1조5000억원을 신사업 등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와의 통상임금 소송 패소로 지출해야 하는 일회성 자금을 여기서 충당할 수도 있다.

문제는 대우조선해양이다.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재매각을 추진해야 한다. 현재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55.7% 보유하고 있다.

시장은 인수 후보군으로 포스코, 한화, 효성 등을 꼽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자체가 워낙 덩치가 큰 기업이라 이를 감당하려면 사업 연계가 가능한 대기업이라야만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EU가 독과점을 이유로 반대한 만큼 삼성중공업과의 합병은 불가능하다.

크게 악화돼 있는 재무구조는 향후 매각을 추진하는데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우조선해양 부채비율은 297.3%로 집계됐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조5000억원을 지원받아 재무구조를 개선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합병이 불발되면 이마저도 불가능해진다.

인수 후보군들은 이런 모든 상황을 고려해 대우조선 인수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차츰 개선되고 있는 업황은 인수자 찾기에 그나마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선용 후판을 생산해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포스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대우조선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또 다른 기업 관계자 또한 "아직 양사 합병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 여부를 거론하는게 매우 조심스럽다"면서도 "현 시점에선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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