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리바운드·1000어시스트..거꾸로 흐르는 '한채진의 시간'
[경향신문]
헌신적인 수비·투혼의 허슬플레이
신한은행 1455일 만의 5연승 주도
38세 현역 최고령…비결은 “훈련”
우리은행, BNK 제물로 2연패 탈출
김단비와 유승희는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의 핵심 득점원이다.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31점을 합작(김단비 19.6점·유승희 11.4점)하며 팀의 약진을 이끌고 있다. 13일 현재 14승7패로 단독 2위. 전날에는 삼성생명을 이기면서 1455일 만의 5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이들 ‘원투펀치’만 가지고 신한은행의 선전을 설명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팀 전력의 완성도를 얘기하려면 현역 최고령 한채진(38·사진)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다. 그가 보여주는 헌신적인 수비와 투혼 넘치는 허슬플레이는 ‘불혹을 앞둔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다.
지난 12일 삼성생명전에서는 개인 통산 2000리바운드와 1000어시스트 달성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한채진은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오랜 기간 현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로 ‘꾸준한 훈련’을 언급했다. 그는 “훈련은 빠지지 않고 거의 참여한다”고 말했다. 시즌 중 하루 훈련량은 5~6시간에 이른다. 그러나 “비시즌 때는 6시간 넘게 한다”고 귀띔했다.
특히 매일 400~500개의 슈팅을 빠짐없이 던진다. 그러면서도 “경기가 끝나고 나면 힘들다. 그러나 뛸 때는 힘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별한 건강관리법은 없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처럼 한약도 먹고 건강식품이나 약도 잘 먹는다.
한채진은 2003 WKBL 신입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현대 하이페리온(신한은행의 전신)의 유니폼을 입은 이후 20년째 코트를 누비고 있다. 통산 평균 성적은 8.9득점에 3.6리바운드, 1.8어시스트. 그러나 이번 시즌엔 21경기에 나와 평균 34분46초를 소화하며 9.9득점에 6.7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공헌도 또한 573.5점을 기록, 전체 5위에 올라 있다. ‘시간을 거스르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자신의 농구에 대해 “에이스의 역할이나 화려한 공격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걸 나 자신도 잘 알고 있다”며 “동료 선수들을 도와줄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나 같은 선수들도 경기를 많이 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고, 그런 점에서 만족해요.”
한채진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신한은행과의 계약이 끝난다. 구나단 감독대행은 삼성생명전을 마친 뒤 “(한채진이) 45세까지 뛰어줬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바람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한채진은 “한두 살이라도 어리면 ‘더 하겠다’고 말할 것 같은데 지금은 운동만 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아산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우리은행이 창단 첫 4연승에 도전한 BNK를 78-59로 꺾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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