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보고서]④ 5년간 50억 원 투입..사전·사후 검증 부재
[KBS 춘천] [앵커]
강원도청 장기해외연수자들의 부실 보고서를 검증하는 연속보도 순서입니다.
KBS는 그동안 일부 보고서의 표절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부해 봤는데요.
오늘은 이런 부실 보고서들이 왜 제대로 걸러지지 않았을지, 구조적인 문제를 짚어봅니다.
엄기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가 도청 소속 공무원들을 1년 이상 장기 해외연수를 보내기 시작한 지는 10년도 더 지났습니다.
하지만, 연수결과보고서를 인터넷에 공개하기 시작한 건 불과 3년 전부터입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나온 보고서는 모두 40개입니다.
연수대상지는 80%가 영어권 국가였습니다.
주제는 35%가 관광입니다.
특정 국가, 특정 주제에 연수가 편중돼 있다는 얘기입니다.
연수 계획이 지방정부의 정책 목표나 장기 계획에 의해 짜여지는 게 아니라, 연수자 개인의 자율에 맡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인기 있는 지역, 보편적인 주제가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연수 결과 관리도 허술합니다.
연수를 끝낸 뒤 할 일은 기한 내 보고서 제출과 연수자들 사이의 발표회.
이 두 가지가 다입니다.
연수에서 보고 배운 것을 어떻게 정책으로 녹여낼지, 연수보고서에 표절은 없었는지, 검증 과정 자체가 없습니다.
[심상화/강원도의원 : "강원도의 직원 해외연수의 탁상행정, 특혜행정의 사건이라고 지금 보여집니다."]
반면, 중앙부처들의 경우 해외 연수 보고서를 검증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표절 여부와 업무활용 가능성 등은 필수 검증 대상입니다.
[정부 부처 관계자/음성변조 : "지침에 명시를 하고 있으니까요. 집중 검증하라고 표절 여부에 대해서. 업무시스템에다 공개해서 활용하도록 하고 있고요."]
최근 5년 동안 강원도청에서 해외로 연수를 떠난 공무원은 84명.
이들에게 지급된 예산은 월급을 제외하고도, 연수비용만 50억 원이 넘습니다.
공무원 가족 4명이 미국으로 연수를 갈 경우, 5급 이하는 7,600만 원, 4급은 9,300만 원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계획하고, 검증하고, 활용까지 할 수 있어야 공무원 해외연수가 개인의 자기개발이 아닌 지역의 발전을 위한 가치 있는 투자가 될 거란 지적입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촬영기자:김수용
엄기숙 기자 (hotpenci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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