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수년간 여론 조작"..인도 감싼 '수상한 안개'
[경향신문]
왓츠앱 해킹해 연락망 이용
문구 바뀐 가짜뉴스 유포
불법 프로그램 ‘테크 포그’
내부고발자 통해 실체 공개
야당, 국회에 진상조사 요청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인도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이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해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여론을 조작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인도 현지매체를 인용해 BJP가 수년간 여론 조작 프로그램을 사용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독립매체 ‘더 와이어’는 지난 6일 BJP의 정보기술(IT) 조직에서 일했던 한 내부고발자와 접촉해 20개월간의 취재 끝에 BJP가 여론을 조작하고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데 사용해온 ‘테크 포그(Tek Fog)’라는 프로그램의 실체를 공개했다.
테크 포그는 BJP 소속 정치 공작원들이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진 프로그램으로, 크게 네 가지 여론조작 기능을 갖고 있었다. 우선 인도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의 실시간 트렌드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었다. 띄우고자 하는 특정 문구를 자동으로 리트윗하거나 공유하도록 하는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정치 공작원들은 BJP와 관련된 긍정적인 문구를 더 많은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에게 노출시켰다.
나아가 테크 포그 이용자들은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의 본인 인증 시스템을 우회해 수십개의 임시 계정들을 손쉽게 생성할 수 있었다.
또 테크 포그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왓츠앱의 휴면 계정을 해킹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었다. 일반인들의 휴면 계정을 해킹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이들의 연락망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마음대로 문자를 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더 와이어가 입수한 테크 포그 앱 사진들을 보면, 테크 포그 이용자들은 일반인들을 직업, 종교, 나이, 성별, 정치 성향, 심지어는 이들의 신체적인 특징에 따라 분류한 거대한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었다. 테크 포그 앱 내에는 ‘여기자’ 등 특정 집단에 모욕적이고 원색적인 욕설 메시지를 자동으로 보내는 기능까지 구현돼 있었다.
여론 조작원들은 테크 포그를 이용해 실제 기사들과 매우 흡사한 가짜 기사까지 생성해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기사에 있는 단어 중 ‘BJP’를 인도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로 바꾸거나, ‘좌파’를 ‘우파’로 바꾸어 가짜뉴스를 만들고 퍼뜨리는 식이다. 더 와이어에 따르면 가짜 기사는 기사 페이지는 물론 문체나 심지어는 링크까지 실제 기사와 유사해 차이점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인도국민회의와 전 인도 트리나물회의(TMC) 등 야당 대표들은 테크 포그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국회 내무위원회에 진상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모디 총리는 현 상황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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