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95 마스크 써야" 미, 고품질 마스크 값 5배 뛰어
[경향신문]
CDC 권고 변경 검토 소식에
대면 수업 아동용 수요 폭증
“지나치게 비싸도 살 수밖에”
미국에서 고품질 마스크가 두 달 전보다 5배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등 마스크 가격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천 마스크 대신 고품질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 지침을 바꾸는 걸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N95(사진)와 KN95 등 보호 효과가 뛰어난 마스크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0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CDC가 천 마스크 대신 N95나 KN95 마스크 착용을 권하도록 마스크 착용 지침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N95 마스크는 의료진이 코로나19 감염자를 돌볼 때 쓰는 마스크로, 한국의 KF94 등급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고 있는 현 상황에 천 마스크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며, N95 등 고품질 마스크를 쓰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선 N95와 KN95 마스크가 수개월 전보다 높은 가격에 이미 거래되기 시작했다.
가격 비교 사이트인 ‘카멜카멜카멜’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KN95 마스크 40장의 가격은 79.99달러(약 9만5000원)다. 지난해 11월 말 16.99달러(약 2만원)의 약 5배로 상승한 것이다. N95 마스크는 50장이 현재 57.15달러(약 6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 역시 지난해 10월에 비해 두 배 이상 뛴 가격이다.
불과 몇 달 만에 가격이 치솟았지만, 전염성 높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웃돈을 주고서라도 고품질 마스크를 사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일 확진자 수가 평균 70만명에 달할 정도지만 많은 공립학교들이 여전히 대면수업을 진행하면서 아동용 고품질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특히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고품질 마스크를 찾아나서게 됐다는 조단 라슨(22)은 내슈빌의 한 소매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값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걸 알면서도 72달러(약 8만5000원)를 주고 KN95 마스크 20장을 구매했다고 한다. 그는 “지금 당장 보호를 위해 필요한 물건이고, 특히 많은 사람들과 대면할 수밖에 없는 저 같은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필요한 물건”이라며 “터무니없는 가격이라 생각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마스크 가격이 급등하자 제프 진츠 백악관 코로나19조정관은 마스크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해 나섰다. 그는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정부는 의료 종사자들과 응급 구조대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7억5000만장 이상의 마스크를 비축해두고 있다”며 “고품질 마스크를 모든 미국인들이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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