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아래 쇠상자에 갇혀 산 개" 할아버지에겐 그게 애정이었다
"무지함이 백순이를 쇠상자에 가두게 한 것"
동물권단체 ‘케어’는 13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트럭 아래 개조된 ‘쇠상자’ 갇혀 살던 개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케어는 전날(12일) 해당 개와 관련된 사진과 동영상 등을 공개하며 “트럭 아래에 개가 산다, 40cm 상자에 갇혀 끌려다닌 개. 이것이 학대가 아닌가?”라고 했다.
케어는 “쇠 상자에 갇혀 사는 백구가 있다는 제보. 트럭 아래 쇠상자를 만든 후 그곳에 개를 넣어버린 주인. 아기 때부터 더우나 추우나 그렇게 갇혀 있었다는 이야기”라며 “일 년 전에도 이 상태였었다고 하니 얼마나 오랜 시간 갇혀 있었을까? 굳이 저런 방법을 고안해 자물쇠를 해 달아 굳게 걸어 잠근 것을 보니 백구에 대한 집착의 정도를 알 것도 같다”라고 했다.
이어 “누군가가 접근하니 화를 내고 자식 같은 개라며 백구를 꺼내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문을 닫아버렸다고 한다”라며 “백구가 갇힌 쇠상자의 크기는 40x60cm이라고 한다. 저렇게 가두고 차를 운행한다. 이런 비정상적인 방식의 사육은 심각한 동물학대”라고 했다.
케어는 이날 추가로 올린 글에서 개를 구조했다는 소식을 알리며 “트럭 아래 쇠상자는 다 큰 백구가 들어가 누울 수도 없는 곳”이라며 “그 안에는 사료와 물까지 있었기에 백구는 그것을 비켜 눕지도 못하고 구부린 채 앉아 있어야 했다. 성장하며 몸이 휘기 시작했고,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 해 다리에 근육이 별로 없다”라고 했다.
케어는 “(주인은)짖어서 그렇게 길렀다고 한다. 너무 짖어서 도저히 집 안에서는 기를 수 없었다고 한다”라며 “각 지역에서 열리는 5일 장날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할아버지는 어쩌다 영주의 산에서 꼬물이 강아지 둘을 발견했는데 한 마리는 죽어 있었고, 남은 한 마리는 물웅덩이에 빠져 젖어 있었다고 한다. 그 녀석을 데려와 백순이라고 이름 붙여주고 우유를 먹여가며 키웠고, 커질 줄 몰랐던 백순이 덩치가 커지고 자꾸 짖는 통에 집 안에서 기를 수 없어 트럭 밑에 쇠 상자를 만들어 넣어 놓게 된 것이라고 한다”라고 했다.
케어는 “여러 지역의 5일 장을 모두 그렇게 넣어 다녔던 것이다. 그 얇은 쇠 판, 차가 덜컹거리며 달릴 때 백순이는 그 진동을 그대로 느꼈을 것이다. 뒤에서 다른 차에 받히기라도 하면 백순이는 뒤에서 즉사할 수도 있는 위험한 공간. 그러나 할아버지는 그 좁은 공간의 가혹함과 위험함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라며 “그저 우유 먹여 기른 백순이를 끝까지 기르고 싶은 마음, 어디든 데리고 다니고 싶은 마음과 무지함이 백순이를 쇠상자에 가두게 한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있던 사실 그대로를 말씀드리면 할아버지는 백순이를 포기하고 떠나보내며 많이 울었다고 한다. 백순이도 할아버지를 보고 많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다른 물리적 폭행은 없었던 것 같다”라며 “하지만 이제 한 살인 백순이를 위해서 백순이는 더 좋은 환경을 찾아주는 것이 마땅했다. 가정에서 기를 수 없는 조건이라면 개를 위해 사육을 포기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케어는 할아버지에게 소유권 포기 각서를 받았고 다시는 이렇게 개를 기르지 않을 것을 다짐 받았다”라고 했다.
백순이 근황에 대해서는 “광주를 떠난 백순이는 지금 케어의 연계병원으로 올라오고 있는 중이다. 스스로를 지키고자, 할아버지를 지키고자 습관화 된 백순이의 입질도 고쳐야 하고 검진도 받고 치료도 받아야 하는 등 백순이를 위해 해 줄 일이 많다”라며 “함께 백순이를 구하기 위해 노력해 주신 활동가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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