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떠나라" 현대산업개발에 분노한 시민들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강현석 기자 입력 2022. 1. 13. 21:23 수정 2022. 1. 13.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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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재건축 시공사서 배제해야”
운암3단지 계약 해지 검토
이용섭 시장 “참 나쁜 기업”
현산 공사장 안전진단 지시

눈 내리는 사고 현장…실종자 수색 한창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 아이파크’ 신축 현장의 외벽 붕괴 사고 사흘째인 13일 구조대가 건물로 진입해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실종자 1명이 붕괴 현장 지하 1층 계단 난간 부근에서 발견됐다. 광주 |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국내 굴지의 대형 건설업체가 어떻게 광주에서 두 번씩이나 이런 후진적인 참사를 반복할 수 있나. 부끄럽고 참담하다.” “현대산업개발은 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광주에서 떠나야 한다.”

광주가 ‘화정 아이파크’ 신축공사 현장 외벽 붕괴사고 이후 현대산업개발을 ‘규탄’하는 목소리로 들끊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현장에서 7개월 사이 두 번의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는 게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었다. 13일 만난 시민들은 현대산업개발 이야기를 빠뜨리지 않았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화정 아이파크’ 신축공사 현장에서는 지난 11일 39층 건물의 23~38층 사이 외벽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노동자 6명의 연락이 두절됐다가 이날 1명이 발견됐다. 지난해 6월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지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은 동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의 시공사도 현대산업개발이었다.

유모씨(52)는 “그동안 고가 브랜드로 소문난 아파트를 짓는 좋은 건설사로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허술하게 공사를 진행하는지 전혀 몰랐다”면서 “그 회사가 시공하는 아파트에서는 절대로 살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 중 한 곳으로 참여해 3214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광주 북구 운암3단지 재건축사업에서는 계약 해지도 검토되고 있다. 운암3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이날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전화가 많이 온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들이 뜻을 모은다면 조합도 그렇게 따라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광주시 차원의 각종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는 이날 현대산업개발을 공공부문에서 사실상 ‘퇴출’시키는 강경한 정책을 이어갔다. 광주시는 중대사고를 일으킨 현대산업개발을 시가 추진하는 각종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배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법률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페이스북에서 “현대산업개발은 우리 시민들에게 참 나쁜 기업”이라며 “대표이사는 사고 당일 자정이 다 돼서 광주에 도착했고 한 장짜리 사과문 발표가 전부였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12일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건설 현장 3곳에 대해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데 이어 “관내 현대산업개발에서 시공 중인 공사 현장의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게 됐다”며 5개 구청에 건축물 안전진단을 하라고 지시했다.

광주지역 4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학동 참사 시민대책위’는 “현대산업개발은 광주에서 떠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광주시민은 더 이상 현대산업개발의 불법과 비리의 희생양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화정 아이파크 붕괴 현장을 찾은 학동 참사 유가족은 “학동 참사 당시 우리가 현대산업개발의 모든 공사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인제야 그런 조치가 이뤄졌다”면서 “우리나라 법은 가진 자의 법 같다. 법이 바뀌지 않는 한 이런 사고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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