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무기 고도화' 북한의 다음 스텝은 'SLBM 완료' 가능성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입력 2022. 1. 13. 21:02 수정 2022. 1. 13.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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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ICBM보다 전략적 가치 높아”
대북 전문가들 ‘최우선’ 관측
미·중 패권경쟁 치열해지며
유엔 안보리 북 대응 어려워져
미 독자 제재, 국제 호응 ‘한계’

궐기대회 북한 청년들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4차 전원회의 결정을 관철하기 위한 궐기대회를 여는 모습을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북한은 최근 청년전위 주도로 평양 등 각지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뉴스1

북한이 지난 11일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지난해 초 8차 노동당 대회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언한 ‘국가전략무기 현대화’의 하나로 추진된 국가적 과업이다. 북한은 이번 발사를 ‘최종 시험발사’라고 표현했다. 또 김 위원장이 발사 현장을 직접 참관하고 개발 공로자에게 포상까지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완료됐음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북한의 다음 행보가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이 북한 미사일 발사에 즉각 제재로 맞서면서 북한의 향후 대응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북한의 국가전략무기 현대화는 초대형 핵탄두 생산,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 개발 도입, 수중·지상 고체 발동기 대륙간탄도로켓(ICBM) 개발, 핵잠수함 및 수중발사핵전략무기(SLBM) 보유 등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2017년 11월 화성-15형 발사와 함께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바 있다. 북한은 화성-15형으로 장거리 타격 능력을 확보했음을 과시한 후 미국과 협상에 나섰고,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전략무기 고도화 작업에 몰두해왔다. 북한이 그동안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과 같은 유형의 단거리 미사일과 대형 방사포, 순항미사일, SLBM 등을 시험한 건 ‘국방력 발전을 위한 계획’을 충실히 이행해온 결과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다음 행보로 SLBM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이 화성-15형 발사 성공으로 장거리 타격 능력을 입증했기 때문에 미국과 국제사회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ICBM보다 전략적 가치가 높은 SLBM 개발을 완료하는 데 우선적 관심을 둘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북한은 자신들의 계획에 따라 무기 개발을 진행시키면서 과거와 달리 호전적인 대외 메시지를 자제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국가전략무기 현대화 과업을 완성할 때까지 국제사회의 대응을 피해 지속적으로 이 같은 시험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또한 자신들의 무기 개발은 위협에 대한 정상적인 대응이며 앞으로도 이 같은 시험이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미국과 국제사회가 받아들이도록 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고민 깊은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왼쪽),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걸어가며 이야기하고 있다. 워싱턴 | AP연합뉴스

미국과 국제사회가 전략무기의 질적 향상을 위한 북한의 치밀한 행보에 대응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ICBM급이 아닌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즉각 대응하지 않은 전례가 있는 데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일치된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북·미관계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13일 “과거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해 안보리 차원의 결의가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독자 제재를 가하는 방식으로 대응이 이뤄졌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12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처음으로 독자 제재를 가했다. 유엔 안보리에 별도로 대북 추가 제재를 요구하긴 했지만,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전략무기 개발에 대해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드는 등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은 앞으로도 독자 제재를 선도해 동맹국과 우방국들이 비슷한 조치를 하도록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당성 확보와 국제적 호응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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