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전망치보다 58조 더 걷힐 듯..오차율 20%로 최대 '엉망 기재부'

안광호 기자 2022. 1. 1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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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세수 341조 예상

[경향신문]

“연말 세수 꺾인다” 했지만
수출입 급증 등 못 내다봐
재정 운용 비효율로 이어져
전문가 “전담 기구 설치해야”

지난해 국세수입이 본예산 편성 당시(2020년 가을) 전망치보다 60조원 가까이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정당국의 ‘엉터리 세수추계’가 도마에 올랐다. 본예산 기준 세수추계 오차율은 20%를 넘겨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세수 전망을 위해 세수추계 전담 조직과 인력을 만들고 주기적으로 세수동향 보고서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13일 발표한 재정동향(2021년 11월)을 보면 지난해 1~11월 국세수입은 323조4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12월 세수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강한 경기 회복세로 전년 동월(17조7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지난해 12월과 동일하다고 가정해도 지난해 연간 국세수입은 341조1000억원에 달해 본예산(282조7000억원)보다 58조4000억원 많아지게 된다. 기재부는 11월과 12월 수출입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취업자 수 증가와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 흐름이 12월 세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광효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예상 보다 경제회복이 강해진 점을 감안할 때 초과세수도 당초 전망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목별 증가 규모와 초과세수 발생 요인 등은 2021년 연간 세수를 공식 발표하는 2월10일쯤 종합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재정당국은 지난해 7월과 11월에 이어 이번까지 3차례에 걸쳐 세수 전망치를 수정했다. 국세수입 전망치는 282조7000억원(2020년 가을)→314조3000억원(지난해 7월)→333조3000억원(지난해 11월)→341조1000억원(올해 1월)으로 계속 높아져 왔다. 지난해 본예산 기준으로 초과세수 규모가 약 60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수추계 오차율은 1990년(19.6%)보다 높은 20%를 웃돌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는 지난해 11월 세수실적(1∼9월)을 발표할 당시 “연말로 갈수록 자산 거래가 둔화하고 거리 두기 강화로 부가세 등 소비 관련 세수도 영향을 받으면서 세수 증가세가 꺾일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기재부는 매년 7∼8월 경상성장률, 수출입 증가율, 물가 상승률 등 각종 경제지표 전망치와 외부 전문기관에서 예측한 증권 거래 대금, 회사채 금리, 주택 거래량, 명목임금 상승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듬해 세수를 추계한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돌발 변수와 예상을 뛰어넘는 경제회복 등을 감안했을 때 어느 정도 세수추계 오차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빗나간 세수추계는 비효율적인 재정 운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세수추계 오차가 클수록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범위와 시기 등을 결정할 때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기재부가 지나치게 보수적인 세수 전망을 하면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기재부 세제실이나 조세재정연구원 등에 상시적인 세수 분석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분기별 세수동향 보고서를 내게 되면 지금보다는 안정적으로 세수추계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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