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산재사망 사업장, 사전 경고 있었다.."이미 160건 고발"
[뉴스데스크] ◀ 앵커 ▶
새해 첫날, 한 골판지 공장에서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숨졌습니다.
두 달 전, 같은 회사 다른 공장에서도 또다른 끼임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재해가 반복돼도 기계는 멈추질 않았고 회사는 바뀌질 않았던 겁니다.
임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새해 첫날 새벽 4시 반쯤, 경기도 안산의 한 골판지 제조공장.
전날 밤부터 야간작업을 하던 43살 박 모 씨가 골판지를 옮기는 기계에서 종이를 빼내려다 몸이 끼어 숨졌습니다.
경보 장치나 안전잠금 장치는 물론 감독관도 없이 작업을 하다 자신의 생일날 목숨을 잃었습니다.
[정현철/금속노조] "모두가 새해 희망을 얘기하던 그 새벽에 이 노동자는 사망했습니다. 2022년 들어 첫 산재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그런데 한달 전쯤인 지난해 11월 30일 전남 장성의 또 다른 골판지 공장에서도 38살 황 모 씨가 비슷한 기계에 끼었습니다.
비상정지 버튼을 눌렀지만 기계가 멈추지 않아, 갈비뼈가 부러지고 폐가 손상되는 등 온몸에 중상을 입었습니다.
두 사고 모두 국내 골판지 생산 1위 기업인 대양그룹 계열사들에서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고는 예견된 것이었다는 게 노동자들의 주장입니다.
기계에 덮개가 없어 옷이 빨려들어갈 우려가 크고, 비상정지 버튼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었는데, 회사측이 개선을 해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들은 이미 작년 10월 안전관리 문제점을 160건이나 찾아내 노동청에 고발했습니다.
[문승기/금속노조] "노조가 합리적으로 지적한 안전 문제를 방치한 결과 중대 재해를 부른 것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도 안전불감증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사고 예방 노력을 계속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양그룹 관계자] "회사 내부적으로도 점검도 하고 거기(안전)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하고 있어요."
하지만 고용노동부의 감독 결과, 새해 첫날 사고 현장에서도 안전 조치 위반이 88건이 적발됐고, 과태료 7천만 원이 부과됐습니다.
상당수가 노동자들이 이미 지적했던 문제점이었습니다.
이 그룹이 내세우는 첫번째 경영 이념은 안전 우선입니다.
하지만 지난 2016년과 2017년 추락 사고와 끼임 사고로 2명이 숨졌고, 2020년에도 1명이 고열 설비에 빨려들어가 화상을 입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 취재: 김경배 / 영상 편집: 조민우 / 자료제공: 전남소방본부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 취재: 김경배 / 영상 편집: 조민우 / 자료제공: 전남소방본부
임상재 기자 (lims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32681_35744.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실종자 1명 발견‥대형 크레인 반입
- 급박했던 붕괴 직전 영상‥점검은 모든 게 "양호"
- [MBC 100분토론 여론조사] 4자대결시 李 32.8 尹 38.8 沈 2.5 安 12.1
- "김건희 거짓해명" VS "의문사 진상규명"‥TV토론엔 합의
- [단독] 디자이너의 죽음 이후, 현대차 조직문화 달라졌을까? "너희들에게 실망했다"
- 오미크론 1~2주 내 우세종‥"5차 유행 전 확진자 줄여놔야"
-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 사인은 심장질환"
- [영상M] 강풍에 위태롭게 흔들리는 빌라 외벽‥119구조대 안전조치
- "회색코뿔소가 온다"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종료될 듯
- 가득한 잔해물에 더딘 수색‥휴대전화 모두 꺼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