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만 억울한 건 아니었네"..카카오 손절중인 외국인, 열흘만에 390억 잃었다

김정은 2022. 1. 13. 20: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올해 외국인 순매도 1위
개인투자자들은 연일 '물타기'
증권사 7곳 잇따라 목표 주가 하향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오피스. [사진 = 연합뉴스]
외국인 투자자가 올해 들어 카카오를 가장 많이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카카오로 인한 이들의 내상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물량을 매섭게 내놓으며 주가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들이지만 이들 역시 눈물의 손절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 외국인, 카카오로 하루 23억씩 손해

13일 증권가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카카오 평균 수익률은 -3.46%로 집계됐다. 외국인들이 이 기간 카카오 6544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 약 열흘만에 226억원을 잃은 것이다. 하루에 약 23억원씩 손해를 본 셈이다. 외국인은 올해 증시 첫 개장일이었던 지난 3일 이후 전날까지 단 하루를 빼고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인 바 있다.

지난해부터 어려움을 겪어온 카카오 주가는 올해만 해도 14% 넘게 밀렸다. 카카오 주가는 종가 기준 지난 10일(9만6600원) 10만원선을 내주기도 했다. 지난 11일에는 장중 9만4500원까지 밀렸다. 지난해 6월 24일 52주 최고가(17만3000원)와 비교하면 약 반년만에 카카오 주가는 45% 이상 빠진 것이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정부 당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강화에 더해 최근에는 그룹사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까지 일어나면서 파란불이 커졌다. 카카오페이의 주요 경영진들은 상장 한달 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약 900억원을 현금화하면서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코스피 상장식에서 참석자들이 매매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안상환 한국IR협의회장, 정형진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한국대표,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김주원 카카오 부회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박태진 JP모간증권 한국총괄대표, 정우용 한국상장사협의회 정책부회장. [이승환 기자]
◆ '먹튀 논란' 카카오 그룹 전체에 퍼진 악재

잇따른 논란들은 카카오 그룹사 전체 주가의 악영향을 끼쳤다. 카카오뱅크 역시 그 화살을 피해갈 수 없었다. 카카오뱅크는 한때 KB증권이 꿰차고 있던 금융대장주 자리를 빼았기도 했으나 지난 11일 장중 5만원이 깨지며 힘없이 밀려났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연일 최저가를 경신중이다. 이날도 오전 장중 한때 4만8800원까지 밀리면서 최저가를 갈아 치웠다.

카카오뱅크 주가 추락 역시 외국인의 '팔자'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외국인들은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카카오뱅크를 카카오(6544억원)와 네이버(4262억원) 다음으로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간단히 계산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 기간동안 카카오뱅크로 인해 약 166억원을 잃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카카오와 카카오뱅크로 인한 손실을 메꾸기 위해 이른바 '물타기'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물타기란 주식의 가격이 하락할 때 추가로 매입해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는 것을 말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카카오 주식 8823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로만 보면 단연 압도적 1위다. 개인들은 카카오와 네이버(6787억원), 삼성전자(4256억원)에 이어 카카오뱅크(3224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10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 [사진 출처 = 연합 뉴스]
◆ 증권가 "주가 상승 가능성 제한적"

증권가에선 카카오에 대한 목표 주가를 속속 하향하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의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다. 이달 들어 한화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7곳에서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 집계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카카오의 4분기 매출액은 1조7521억원, 영업이익은 1835억원이다. 1개월 전 컨센서스 매출액 1조7620억원, 2115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99억원, 280억원이 줄어들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달 간 동사의 주가는 28% 하락하며 규제 이슈와 실적 부진 우려가 반영됐다고 판단한다"면서도 "하지만 그간 신규 사업 영역에서 수익화를 성공시키며 기업가치를 증대시켜온 점을 고려하면 의미있는 주가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플랫폼 사업 규제와 주요 자회사의 상장과 주가 하락, 금리인상과 같은 변수로 인해 주가가 하락중이지만 올해 크게 성장할 실적과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와 성과를 감안하면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면서도 "목표주가는 상장 자회사들의 주가 하락과 실적 추정치 하향을 감안해 하향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