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만 억울한 건 아니었네"..카카오 손절중인 외국인, 열흘만에 390억 잃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연일 '물타기'
증권사 7곳 잇따라 목표 주가 하향
13일 증권가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카카오 평균 수익률은 -3.46%로 집계됐다. 외국인들이 이 기간 카카오 6544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 약 열흘만에 226억원을 잃은 것이다. 하루에 약 23억원씩 손해를 본 셈이다. 외국인은 올해 증시 첫 개장일이었던 지난 3일 이후 전날까지 단 하루를 빼고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인 바 있다.
지난해부터 어려움을 겪어온 카카오 주가는 올해만 해도 14% 넘게 밀렸다. 카카오 주가는 종가 기준 지난 10일(9만6600원) 10만원선을 내주기도 했다. 지난 11일에는 장중 9만4500원까지 밀렸다. 지난해 6월 24일 52주 최고가(17만3000원)와 비교하면 약 반년만에 카카오 주가는 45% 이상 빠진 것이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정부 당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강화에 더해 최근에는 그룹사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까지 일어나면서 파란불이 커졌다. 카카오페이의 주요 경영진들은 상장 한달 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약 900억원을 현금화하면서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잇따른 논란들은 카카오 그룹사 전체 주가의 악영향을 끼쳤다. 카카오뱅크 역시 그 화살을 피해갈 수 없었다. 카카오뱅크는 한때 KB증권이 꿰차고 있던 금융대장주 자리를 빼았기도 했으나 지난 11일 장중 5만원이 깨지며 힘없이 밀려났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연일 최저가를 경신중이다. 이날도 오전 장중 한때 4만8800원까지 밀리면서 최저가를 갈아 치웠다.
카카오뱅크 주가 추락 역시 외국인의 '팔자'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외국인들은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카카오뱅크를 카카오(6544억원)와 네이버(4262억원) 다음으로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간단히 계산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 기간동안 카카오뱅크로 인해 약 166억원을 잃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카카오와 카카오뱅크로 인한 손실을 메꾸기 위해 이른바 '물타기'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물타기란 주식의 가격이 하락할 때 추가로 매입해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는 것을 말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카카오 주식 8823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로만 보면 단연 압도적 1위다. 개인들은 카카오와 네이버(6787억원), 삼성전자(4256억원)에 이어 카카오뱅크(3224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선 카카오에 대한 목표 주가를 속속 하향하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의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다. 이달 들어 한화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7곳에서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 집계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카카오의 4분기 매출액은 1조7521억원, 영업이익은 1835억원이다. 1개월 전 컨센서스 매출액 1조7620억원, 2115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99억원, 280억원이 줄어들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달 간 동사의 주가는 28% 하락하며 규제 이슈와 실적 부진 우려가 반영됐다고 판단한다"면서도 "하지만 그간 신규 사업 영역에서 수익화를 성공시키며 기업가치를 증대시켜온 점을 고려하면 의미있는 주가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플랫폼 사업 규제와 주요 자회사의 상장과 주가 하락, 금리인상과 같은 변수로 인해 주가가 하락중이지만 올해 크게 성장할 실적과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와 성과를 감안하면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면서도 "목표주가는 상장 자회사들의 주가 하락과 실적 추정치 하향을 감안해 하향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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