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늪' 심상정 선대위 사실상 해체.. 후보사퇴 결단 관측도

임재섭 2022. 1. 1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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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지지율에서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 후보에까지 밀리는 등 2~3%대 낮은 지지율이 계속되자 돌연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칩거를 선언했다.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정의당·진보당·녹색당·노동당·사회변혁노동자당 등의 노동계-진보진영 후보 단일화까지 사실상 무산돼, 심 후보가 뾰족한 '묘수'로 복귀하기보다는 '후보 사퇴' 등 중대 결단을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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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정체에 일정중단 칩거
선대위장 등 주요보직 총사퇴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도 무산
"정치 지형 변화에 적응 못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비어있는 국회 정의당 회의실 모습.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전날 선거대책위원회를 통해 "현 선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 시간 이후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지지율에서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 후보에까지 밀리는 등 2~3%대 낮은 지지율이 계속되자 돌연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칩거를 선언했다.

야전 사령관을 잃고 혼란에 빠진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는 13일 주요 보직자들의 총사퇴로 쇄신에 나서기로 했다. 대선을 50일 남겨둔 상황에서 심 후보에게 복귀 명분과 운신의 폭을 넓혀주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낮은 지지율에 침체 분위기 속에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까지 무산된 상황이어서 심 후보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정의당 선대위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현재 선거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선대위원이 일괄 사퇴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사실상 현 선대위 해체'를 선언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이날 심 후보의 의원회관 사무실을 방문한 뒤 신언직 사무총장 등 당 집행부를 소집, 내부 논의를 마친 뒤 결단을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은 심 후보와 교감을 이룬 뒤 내린 결론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심 후보는 전날 저녁 여 대표 등 극소수 인사들에게만 일정 중단을 통보하고 휴대전화를 꺼놓은 채 칩거에 돌입, 현재 경기도 고양시 자택 인근에 있지만 외부와 연락은 여전히 차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정의당 지도부의 결정은 심 후보가 숙고 끝에 복귀했을 때 내놓을 해법을 당이 수용할 수 있도록 선대위가 먼저 후보의 부담을 덜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대선이 50여 일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극약 처방'이 내려질 경우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선대위가 미리 자리를 비우는 결단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2년 '진보정의당'으로 시작한 정의당은 NLPDR계, 국민참여당 계, 진보신당 탈당파 계, 노동당 탈당파 계, 시민단체 계, 민주노총 중앙파인 노동정치연대 계 등 다양한 진보세력이 뭉쳐 색채가 뚜렷한 진보정당의 정체성으로 주목 받았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의석 6석을 확보했고, 특히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당시 원내 3당이던 바른미래당보다도 더 많은 지방의원을 배출해 주목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의당은 이후 고 노회찬 전 의원이 2018년 7월 23일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 속에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타격을 받았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때 법무장관 임명에 찬성하면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탈당하는 등 권리당원의 탈당이 이어졌다. 여기에 친문계열 의원들이 주축이 된 열린민주당이 창당, 더불어민주당에 실망한 지지자 목소리를 담을 공간이 생기면서 정의당 입지는 더 좁아졌다.

정의당은 페미니즘에 기대, 활로를 모색하고자 류호정 의원 등 20대 여성 정치인들을 발탁하며 세대교체에 나섰고 관심을 끌기도 했지만,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터져 나오며 지지율은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정의당·진보당·녹색당·노동당·사회변혁노동자당 등의 노동계-진보진영 후보 단일화까지 사실상 무산돼, 심 후보가 뾰족한 '묘수'로 복귀하기보다는 '후보 사퇴' 등 중대 결단을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정치지형에 정의당이 적응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진보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큰 상황에서 민주당이 강하게 결집하고, 다른 한편에선 정권교체론이 우세해 보수표가 늘어나는 상황이니, 정의당 입장에서는 퇴로가 없는 상황"이라며 "후보가 아무리 노력해도 이념 지형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라, 심 후보가 고민은 하겠지만 쉽게 풀릴 수는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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