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늪' 심상정 선대위 사실상 해체.. 후보사퇴 결단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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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지지율에서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 후보에까지 밀리는 등 2~3%대 낮은 지지율이 계속되자 돌연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칩거를 선언했다.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정의당·진보당·녹색당·노동당·사회변혁노동자당 등의 노동계-진보진영 후보 단일화까지 사실상 무산돼, 심 후보가 뾰족한 '묘수'로 복귀하기보다는 '후보 사퇴' 등 중대 결단을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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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장 등 주요보직 총사퇴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도 무산
"정치 지형 변화에 적응 못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지지율에서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 후보에까지 밀리는 등 2~3%대 낮은 지지율이 계속되자 돌연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칩거를 선언했다.
야전 사령관을 잃고 혼란에 빠진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는 13일 주요 보직자들의 총사퇴로 쇄신에 나서기로 했다. 대선을 50일 남겨둔 상황에서 심 후보에게 복귀 명분과 운신의 폭을 넓혀주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낮은 지지율에 침체 분위기 속에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까지 무산된 상황이어서 심 후보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정의당 선대위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현재 선거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선대위원이 일괄 사퇴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사실상 현 선대위 해체'를 선언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이날 심 후보의 의원회관 사무실을 방문한 뒤 신언직 사무총장 등 당 집행부를 소집, 내부 논의를 마친 뒤 결단을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은 심 후보와 교감을 이룬 뒤 내린 결론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심 후보는 전날 저녁 여 대표 등 극소수 인사들에게만 일정 중단을 통보하고 휴대전화를 꺼놓은 채 칩거에 돌입, 현재 경기도 고양시 자택 인근에 있지만 외부와 연락은 여전히 차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정의당 지도부의 결정은 심 후보가 숙고 끝에 복귀했을 때 내놓을 해법을 당이 수용할 수 있도록 선대위가 먼저 후보의 부담을 덜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대선이 50여 일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극약 처방'이 내려질 경우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선대위가 미리 자리를 비우는 결단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2년 '진보정의당'으로 시작한 정의당은 NLPDR계, 국민참여당 계, 진보신당 탈당파 계, 노동당 탈당파 계, 시민단체 계, 민주노총 중앙파인 노동정치연대 계 등 다양한 진보세력이 뭉쳐 색채가 뚜렷한 진보정당의 정체성으로 주목 받았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의석 6석을 확보했고, 특히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당시 원내 3당이던 바른미래당보다도 더 많은 지방의원을 배출해 주목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의당은 이후 고 노회찬 전 의원이 2018년 7월 23일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 속에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타격을 받았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때 법무장관 임명에 찬성하면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탈당하는 등 권리당원의 탈당이 이어졌다. 여기에 친문계열 의원들이 주축이 된 열린민주당이 창당, 더불어민주당에 실망한 지지자 목소리를 담을 공간이 생기면서 정의당 입지는 더 좁아졌다.
정의당은 페미니즘에 기대, 활로를 모색하고자 류호정 의원 등 20대 여성 정치인들을 발탁하며 세대교체에 나섰고 관심을 끌기도 했지만,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터져 나오며 지지율은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정의당·진보당·녹색당·노동당·사회변혁노동자당 등의 노동계-진보진영 후보 단일화까지 사실상 무산돼, 심 후보가 뾰족한 '묘수'로 복귀하기보다는 '후보 사퇴' 등 중대 결단을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정치지형에 정의당이 적응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진보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큰 상황에서 민주당이 강하게 결집하고, 다른 한편에선 정권교체론이 우세해 보수표가 늘어나는 상황이니, 정의당 입장에서는 퇴로가 없는 상황"이라며 "후보가 아무리 노력해도 이념 지형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라, 심 후보가 고민은 하겠지만 쉽게 풀릴 수는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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