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인플레 현실화 "회색 코뿔소가 다가온다"

문혜현 입력 2022. 1. 13. 19:46 수정 2022. 1. 1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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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3일 "멀리 있던 '회색 코뿔소'가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하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소비도 줄고 대출자 이자 부담도 커지며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라며 "잠재위험이 우려된다면 금융당국은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을 불안에 빠뜨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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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경제·금융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3일 "멀리 있던 '회색 코뿔소'가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하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회색 코뿔소는 잠재위험을 가리키는 용어다.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경기 잠재위험이 조금씩 현실화해 우리에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고 위원장은 이날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경제·금융 전문가 간담회에서 "미국의 통화긴축 속도와 폭에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이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한국은행의 14일 기준금리 인상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이 경우 기준금리는 연 1.25%로 코로나19 발발 직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통화당국의 긴축 운용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금융당국과 한은의 이 같은 조치는 '유동성 파티'(양적완화)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이 가시권에 들었기 때문이다.

고 위원장은 이날 "미국의 통화긴축 속도와 폭에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며 "중국 경기 둔화, 미중 갈등 이슈도 가시화되며 새해 우리 경제·금융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가 명확해지면서 긴축 발작(긴축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현재의 금융상황이 발작에 대한 우려보다 자산 불균형(부동산가격 급등)에 따른 폐해가 더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 긴축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금리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날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 4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경우 기준금리 수준은 2019년 10월의 1.25% 수준으로 돌아간다. 국내 금융전문가들은 한은이 올해 최소 2차례 이상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 경우 긴축발작까지는 아니어도 '영끌투자'(영혼까지 끌어 모은 대출로 한 투자)에 나선 2030세대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대출로 연명한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해 9월 현재 887조5000억 원, 차주 수만 257만2000명에 달한다.

고 위원장은 "대손충당금 등 손실흡수 능력을 훼손하지 않고 위기 대응 여력을 차질없이 유지해야 한다"며 "현재 금융감독원과 함께 비은행권의 위기 대응 여력과 리스크 전이 가능성 등을 점검하고 있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기준금리 인상이) 미국보다 먼저 갈 것인지, 한 번 쉬었다 갈 것인지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대통령선거를 앞둔 새해 첫 금통위기 때문에 경기를 꺼뜨리려고 하진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소비도 줄고 대출자 이자 부담도 커지며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라며 "잠재위험이 우려된다면 금융당국은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을 불안에 빠뜨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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