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늦춘 건..빙하 물이 만든 '40km 소용돌이'
김민 기자 2022. 1. 13. 19:02
빙하가 녹은 물이 소용돌이를 만들어 주변 빙하의 녹는 속도를 늦추는 것을 국내 과학자들이 확인했습니다.
남극에선 빙하가 유독 빨리 녹는 지역이 있습니다.
해수면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일명 '운명의 날' 스웨이트 빙하가 있는 서남극 지역입니다. 이곳은 대륙에서 바다로 이어진 거대 얼음덩어리, 즉 빙붕이 있는 지역입니다. 해수면보다 얼음 바닥의 위치가 낮게 있기 때문에 해빙이 쉽게 일어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동안 학계에선 빙하가 녹으면 그 물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남극해 밖의 따뜻한 물을 빙하 아래로 끌어들인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빙붕의 붕괴도 빨라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라온호를 타고 서남극을 누비던 연구진은 소용돌이 지역에서 이와 반대가 되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빙하가 녹은 물은 바다에 거대 소용돌이들을 만들었습니다. 반시계방향으로 도는데 가장 큰 건 지름만 40㎞입니다. 예상대로 따뜻한 물은 외부에서 들어왔지만, 소용돌이를 거치면서 물의 온도는 떨어졌습니다. 이 소용돌이가 빙하의 녹는 속도를 늦추는 겁니다.
하지만 이같은 소용돌이의 역할에도 서남극 빙하가 녹는 속도는 여전히 빠릅니다. 연구 대상인 스웨이트 빙하의 경우 전부 녹으면 지구의 평균 해수면이 65㎝ 오른다고 합니다. 서남극 빙하가 모두 바다에 빠질 경우, 해수면은 5.28m 상승한다고 합니다.
한편, 극지연구소는 2019년부터 스웨이트 빙하 국제공동연구 프로젝트 ITGC (International Thwaites Glacier Collaboration)에 참여해 미국, 영국 등과 함께 연구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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