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용적률 500%까지 확 풀겠다".. 재건축 대박 약속, 왜?

이성택 2022. 1. 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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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아파트 용적률을 500%까지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낮추고, 리모델링을 할 때 혜택을 주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재개발ㆍ재건축 신속협의제 도입과 용적률을 500%까지 상향할 수 있는 4종 주거 지역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4종 주거지역이 생기면 상업시설이 없는 주거지역도 용적률 500%를 받을 수 있는데, 용적률이 높을수록 재건축으로 조합에 돌아가는 이익이 커지기 때문에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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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만 큰 서울지역 표심 공략 행보
이재명(앞줄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서울 노원구의 한 건물에 올라 노후 아파트 단지를 둘러보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아파트 용적률을 500%까지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낮추고, 리모델링을 할 때 혜택을 주는 방안도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불만이 큰 서울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서울 노원구의 한 노후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와 정책 간담회를 가진 뒤 이런 내용을 담은 재개발ㆍ재건축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재개발ㆍ재건축은 도심 내 중요한 주택 공급 수단이며, 도심 슬럼화를 막고 거주 주민 주거의 질을 높이는 필수적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재개발ㆍ재건축 신속협의제 도입과 용적률을 500%까지 상향할 수 있는 4종 주거 지역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신속협의체 도입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주민이 합의하면 통합 심의를 통해 인허가 절차를 줄여 사업 기간을 단축해 주는 내용이다.

이 후보는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받을 수 있는 4종 주거지역 신설도 공약했다. 현재 일반 주거지역은 1종(용적률 100~200%)부터 3종(100~300%)까지만 있다. 준주거지역은 용적률 최대 500%가 가능하지만, 대신 상업시설을 둬야 한다. 4종 주거지역이 생기면 상업시설이 없는 주거지역도 용적률 500%를 받을 수 있는데, 용적률이 높을수록 재건축으로 조합에 돌아가는 이익이 커지기 때문에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다만 이 후보는 “과도한 개발 이익이 발생하는 사업 계획은 적절히 공공 환수를 해 지역사회에 환원되게 하겠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청년 주택 같은 공공 주택 공급”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재개발ㆍ재건축 숨통을 틔워주되 과실의 일부는 나누겠다는 의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오전 서울 노원구 더숲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전진단 시 '삶의 질'도 측정

노후 아파트 재정비를 늦추는 주요 원인인 재건축 안전진단과 관련해 이 후보는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는 “거주민 삶의 질 상향 관점에서 재건축 안전 진단 심사가 이뤄질 수 있게 구조 안전성 비중 하향 같은 제도 개편을 단행하겠다”고 했다. 겉은 노후한데 뼈대만 튼실해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례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재건축 대안으로 활용되는 리모델링 활성화 방안도 내놨다. 이 후보는 “리모델링 특별법을 제정해 가구 수 증가와 수직 증축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조합 입장에선 아파트 리모델링 시 수직 증축이 허가돼야 가구 수를 더 많이 늘릴 수 있어 좋다. 이런 수직 증축을 더 쉽게 허가해주겠다는 내용이다.


문 정부 부동산 정책에 "교조적" 직격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거듭 고개를 숙였다. “어떤 정책도 교조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다시 한번 국민들께 부동산과 주택 문제로 고통받게 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도시 정책에 대해서도 “여러 개혁 정책을 통해 서울시를 많이 발전시켰다고 생각하지만, 도시 재정비 문제 관련해서는 보수적 가치를 갖고 있었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 후보가 방문한 노원구 상계동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협위원장인 지역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13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곳이기도 하다. 정치권에선 "이 후보가 적진 깊숙이 들어갔다"는 말도 나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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