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동산' 공략.."용적률 500% 주거지역 신설"

하혜빈 기자 2022. 1. 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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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이재명 후보 소식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오늘(13일) 이 후보는 부동산에 초점을 맞췄는데요. 문재인 정부는 물론 박원순 전 시장의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현 정부에서 탄압을 받았다, 어제 송영길 대표의 발언, 논란이 됐는데요. 오늘도 그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톡 쏘는 정치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빽빽하게 들어선 아파트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이 곳, 노원구에 있는 한 빌딩 건물 옥상입니다. 오늘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가까이 내려갔었는데요. 다들 오늘 출근길, 많이 추우셨을 것 같습니다. 이 와중에 찬바람을 그대로 맞으면서 건물 옥상까지 올라간 건, 바로 재개발 재건축 관련 간담회를 진행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아파트 내부 상태는 좀 어떤 거 같습니까? (안 좋습니다. 세탁기가 안 들어가요.)]

노원구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과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지역이기도 하죠. 이 후보는 1980년대 지어진 재건축 대상 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는 이 곳을 찾아 주민들과 만났습니다. 앞서 이 후보는 이른바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하면서 지속적으로 재건축 및 재개발 관련 규제를 완화하자는 등의 주장을 펼쳐 왔습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세 중과를 미루자고도 했었죠. 오늘 간담회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부동산 문제, 참 어렵습니다. 서울에 널린 게 집인 것 같은데, 내 집은 없고, 주택 가격은 폭등해버렸는데 대출 받아 집 사기도 어렵고, 이렇게 너나 할 것 없이 소위 '벼락거지'가 되어버린 이 상황. 문재인 정부가 이 문제로 질책도 많이 받았죠. 민주당과 이 후보도 유독 부동산 얘기 할 때면 저자세로 사과하고, 또 사과했습니다. 오늘도 아주 정중하게 사과했습니다, 허리도 90도로 숙였습니다. 두 번이나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부동산 얘기하면 저희가 정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다시 한번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 부동산으로, 주택 문제로 고통받게 한 점에 대해서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많은 국민들께서 부동산 문제로 인해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실망하고 계신 점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집권 여당의 대선후보로서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후 이 후보는 곧바로 부동산 관련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주택 공급을 위한 6개 로드맵,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재개발, 재건축 신속 협의체, 꾸리겠다고 했습니다. 용적률을 높일 수 있는 주거 지역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용적률이 뭐냐면요, 한 건물에서 쌓아 올린 층 면적의 총 합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하면 각 층별 면적이 동일하다면, 용적률이 높을 경우 더 높게 건물을 올릴 수 있는 거죠. 또 재개발, 재건축이 비교적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안전 진단 기준을 합리화하고, 공공 주도의 재개발도 활성화하겠다고 합니다. 좀 복잡한데요. 정리하면 궁극적으론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주택 공급을 늘려주겠다는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주택 공급을 늘리는 효과에 더해서 해당 주택에서 노후 주택 때문에 고통받는 분들의 주거 고통을 줄여 드릴 수도 있다란 이중의 효과가 있는 거 같습니다.]

또, 나는 이전 정치인들과 다르다면서 차별화에도 나섰습니다. 박원순 전 시장이 현장 주민들이 주거 환경 악화로 느끼는 고통을 방치했다고 지적한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박원순 전 시장이) 도시 재정비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 약간 보수적 가치를 가지고 계셨던 것 같아요. 틀렸다,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울시의 재건축, 재개발 정책이 보전 중심으로 가는 바람에 추가 주택 공급이 시장이 원하는 만큼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측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처럼 주택 공급에 방점을 찍고 있는 이 후보. 앞서 민주당이 주택 공급량을 늘린다면서 김포공항을 이전하고 그 부지에 주택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졌었는데요, 서울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과 시민 불편 때문에, 당분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합니다. 다만 약속했던 주택 250만호는 그대로 공급하겠다고 하네요. 부동산 공약 역시 그간 이 후보가 강조한 실용주의 노선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겠죠. 누구나 좋은 집 살고 싶은 거 잘 알고 있으니, 그런 욕구를 실현해 줄 수 있는 정책을 펴겠다는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더 유연하고 실용적인 정책 집행이 필요합니다. 물론 정책의 일관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입니다. 그렇긴 하지만, 국민들의 불편을 방치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역대 민주 정부는 재개발, 재건축을 과도하게 억제한 측면이 있습니다. 국민의 주거 상향 욕구도 존중해야 합니다.]

이렇게 실용주의 강조하다 보니, 이 후보, 소상공인과의 만남이 잦았던 대선 국면 초기에 비해서 친기업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어제였죠, 국내 10대 기업 임원진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손경식/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어제) : 특히 최근에 입법된 중대재해처벌법이 대표적인 예로 보완하지 않는다면 많은 기업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리게 될 형편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현실에 맞도록 수정되어야 할 것이며···]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저는 엄격하게 좀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러나 그게 부당하게 또 과하게 기업 활동을 억지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하면 또 안되겠죠. 양자를 잘 조화를 이루는 게 좋겠다…]

민주당 입장에선 당 내 갈등으로 지지율 떨어지던 국민의힘 상황이 서서히 봉합되는 모습을 보면서 위기감이 느껴졌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 국회 상황실에서도 전해드렸는데요. 어제 자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36.9%, 윤석열 후보가 39.2% 였습니다.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도 이 후보 35.3%, 윤 후보 38% 였습니다.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윤 후보가 앞서고 있죠. 그래서인지, 유독 어제부터 야권을 향한 민주당과 이 후보 공세가 거셉니다. 오늘 오후에 갑자기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더 나은 변화, 이재명, 더 나쁜 변화, 윤석열'. 7자 공약으로 화제가 되었던 윤 후보를 의식한 걸까요? 아무래도 요즘은 10글자 내로 짧게 말하는 게 대세인가 봅니다. 윤석열 나쁜 사람, 이 배경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선제타격 고려하겠다'고 말한 발언이 있을 겁니다. 이 후보는 어제 오후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발언에 대해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불장난' 이라고요. 사랑이 불타올라서 저지르는 불장난 아니라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불장난이라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우리 국민과 국가의 안위를 볼모로 정략적 이익을 취했다는 그런 무책임한 행위로 평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화약고 안에서 불장난하는 어린이를 보는 것 같은 불안감이 듭니다. 지금이라도 선제 타격 발언 철회를 요청드립니다.]

약속이나 한 듯, 다른 의원들도 한 마디씩 보탰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는데 당장 선제 타격 갖다 한다 그러면 이거는 그야말로 호전적이고 대책 없는 근시안적 태도가 아니겠어요? 얼마나 불안합니까?]

공격도 좋지만, 수비도 해야죠. 지역 민심도 다시 꼼꼼히 살피기로 했습니다. 코로나로 중단했다 지난 주 서울을 시작으로 재개한 매타버스 시즌 2, 내일 인천을 거쳐 주말엔 강원도로 간다고 합니다. 지지세가 약한 지역도 집중 공략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민주당은 대구 경북 지역 선대위 공식 출범식을 가졌습니다.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도 경북 안동과 대구를 찾았습니다. 부산, 울산, 경남, 이른바 부울경을 겨냥한 행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때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다가 이 후보 쪽으로 돌아선 청년들, 오늘 '부울경 게릴라 간담회'를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이 후보는 직접 송영길 대표에게 'PK 지역 민심을 챙겨달라' 부탁도 했습니다. 송 대표, 흔쾌히 받아들여 2주간 현장 뛰기로 다짐했다 하죠. 영락없는 든든한 당 대표의 모습, 그런데 송 대표,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 시절 탄압을 받았다'고 말해 시작된 논란이 아직 현재 진행형입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정무실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받았다 어떤 말씀 주시겠습니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별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없습니다. 언급하고 싶지 않죠.]

이렇게 에둘러 난색을 표한 의원이 있는 반면, 대놓고 불쾌감을 드러내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음성대역) : 송영길 당대표께서 뜬금없이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받았다고 한 발언은 당의 단결을 저해하는 뜨악한 것이었습니다.]

막상 당사자인 송 대표는 오늘 하루 종일 선대위 일정을 바쁘게 소화하며 얼굴을 비쳤지만, 별다른 해명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당 일각에선 '송 대표 실수였다' 인정하면서도 진화에 나서려는 모양새입니다. 어제 이 후보도 '정치적 의도는 없으니 이해해달라'고 당부했죠.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정무실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친문세력과의 갈등, 이 프레임 속에서 이거를 계속 보도하고 있던데 사안이 거기까지 갈 거라고 보십니까?) 그렇게 될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송영길 대표도 일정하게 실수했다고 본인 스스로가 생각하지 않을까 싶고요.]

다만 이번 일로 송 대표가 말썽꾸러기 취급받는 일은 피할 수 없을 걸로 보입니다. 선거도 얼마 안 남았는데,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생각 좀 하고 말해라'는 쓴소리도 이어졌죠.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원래 송영길 대표가 좀 가끔 사고를 치는 친구 아니에요. 불안한 친구지. 지금 이 선거를 얼마 앞둔 이런 시점에서 당대표 같으면 말 한마디. 그런데 그 친구도 말이 많고 빨라요, 말이. 이재명과예요, 거기도.]

연이어 말실수를 한 당 대표, 불편한 발로 직접 현장 뛰겠다면서 상황은 일단 어느 정도 일단락지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이나믹 선거 국면에서 앞으로 같은 일이 또 벌어지지 않을지, 두고 봐야겠죠. 오늘의 톡 쏘는 한마디, 이렇게 정리합니다.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우리 옛날 속담에 두 번, 세 번 생각하라고 하는데 이 친구는 요새 SNS 좋아하고 하는 친구들은 뭐 두 번, 세 번은커녕 한 번 생각도 안 해 보고 지르는 친구들 아니에요. 그러니까 좀 저기 불안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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