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 성급하게 갚아줘선 안 돼..예방교육 절실"

박광주 기자 2022. 1. 1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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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청소년 도박의 실태 보고 오셨는데요.

자녀가 도박에 빠져 빚이 생겼다고 해도, 부모가 빚을 곧바로 갚아줘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고,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은 어떤 징후를 보이는지 이어서 박광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모 씨가 막내아들에게 도박 빚 400만 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아들의 고1 시절.

앞서 형이 한차례 이미 도박 빚 80만 원을 갚아주고 난 뒤였습니다.

이 모 씨 / 도박 경험 청소년 학부모

"셋째가 자기 돈으로 갚아주면서 (동생에게) 다시는 하지 마라. 이제 끝날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또 터진 거예요. 벌써 이제 세 번째잖아요. 그러니까 상당히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고…"

도박 문제 전문가들은 우선 자녀들이 진 빚을 성급하게 갚아주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부모가 자녀의 도박과 채무 문제를 인지하면 보통 일을 빨리 처리하고 싶은 마음에 빌린 돈부터 갚아주는데, 근본적인 중독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재발할 수밖에 없단 겁니다.

자녀의 도박 문제를 알았을 때는 먼저 전문 상담기관을 찾아 정확한 채무관계를 따져보고, 중독 문제까지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김경훈 경기남부센터장 /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도박 빚을 빨리 갚아주면 빨리 갚아줄수록 빨리 재발을 해요. 자기도 안 하고 싶은데 안 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우리가 그런 부분을 훈련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청소년 도박은 주로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남몰래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사나 부모들이 여러 징후를 통해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갑자기 돈을 벌겠다고 나서거나 돈에 집착하는 경우, 휴대전화에 몰두하고, 불안해하는 모습 등입니다.

갑자기 씀씀이가 커질 때도 도박중독이나 불법 대출에 빠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합니다.

도박 경험 청소년 학부모

"(학원비가) 학원에 송금이 가야 하는데 받아서 간다든지, 이런 부분들이 보니까 다 속임수였더라고요. 거짓말에 거짓말을 만들고, 거짓말을 하기 위해서 또 거짓말을 하고…"

청소년 도박은 특히 또래집단에서 전파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학교에서의 예방 교육이 절실합니다. 

지난 2020년 시도교육청 조례로 도박 예방교육에 대한 근거가 마련됐지만 코로나 사태로 2년째 가정통신문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올해 하반기부터는 보건교과에서 예방교육을 하도록 했지만 얼마나 내실 있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우옥영 이사장 / 보건교육포럼

"내용에 비해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교과서의 이런 내용들을 연구해서 만들고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또 도박 유혹에 취약한 학교밖 청소년은 아예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면서 꿈드림센터 등과 연계한 교육, 상담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BS뉴스 박광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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