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탄압'에 친문 집단 반발 속 길어지는 宋의 '침묵'

정연주 기자,윤다혜 기자,이준성 기자 2022. 1. 1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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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이낙연계 '사과 촉구'..최재성 "宋 아니면 李 지지율 40% 돌파"
원로·민평련계 등 우려 목소리도..宋 '사과 의향' 질문에 답변 피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경제안보위원회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2.1.1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윤다혜 기자,이준성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재명 탄압' 발언을 두고 친문(친문재인)인사부터 원로까지 여권 내 성토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정작 송 대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친문 핵심'으로 이재명 대선 후보와도 가까운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3일 YTN에 출연해 송 대표의 발언에 대해 "지나친 말씀"이라며 "우스갯소리로 송 대표가 아니면 (이 후보 지지율이) 40%를 돌파했을 것이란 말도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 11일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을 받던 사람"이라고 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송 대표 측은 '윤석열 검찰에 의한 탄압'이란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최 전 수석은 이에 대해 "(발언에서) '검찰의 탄압'과 '문재인 정부의 탄압'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라면 더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표 리스크라는 말이 안 나오도록 해야 하지 않나"라며 "지금 이 후보는 대통령 지지율에도 못 미친다. 민주당과 여권 전체를 결집시켜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얘기"라고 송 대표를 질타했다.

송 대표 발언 직후 이낙연 캠프 출신 윤영찬 의원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친문·이낙연계 인사들의 작심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으로 이 전 대표 캠프에서 활동했던 윤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송 대표의 말에 아연실색했다. 사실과도 전혀 부합하지 않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낙연 캠프 출신의 설훈 의원도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할 중요한 때라고 생각해 침묵을 지키려 했으나, 송 대표가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이 커지는데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순 없다"고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설 의원은 이어 "우리는 지금 경선 과정의 상처를 조금씩 치유하고 원팀이 되어 나아가려는 중요한 순간에 서 있다"며 "당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 민주당의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진두지휘해야 할 당 대표가 사실이 아닌 일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캠프 출신인 친문 김종민 의원은 "시간을 두고 반복되는 실언은 실수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와 이 후보를 분리시켜야 표가 된다는 잘못된 판단, 민주당을 친문, 비문(비문재인)으로 가르는 분열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 전 대표의 전날 '쓴소리'도 송 대표의 발언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적어도 민주당은 차별화 같은 선거전략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성취까지를 사실과 다르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은 모든 분야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취와 과오를 공정하게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서 새로운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자처했다.

문재인 대통령 복심으로 불렸던 윤건영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솔직히 별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없다.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윤 의원은 송 대표와 친문 간 갈등으로 보는 시각에는 "그렇게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내분 프레임을 경계했지만, 송 대표 발언 이후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문 대통령과 찍은 사진으로 교체해 이재명 후보와의 사진 일색인 다른 의원들과 온도 차를 보였다.

송 대표의 발언에 대한 원로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측 분위기도 싸늘했다.

이에 원로 정치인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대표를 두고 "원래 가끔 사고를 치는 친구다. 불안한 친구"라고 꼬집었다.

이날 오후 한 공식일정에서 송 대표와 마주친 김종민 의원은 "송 대표님 들으라고 쓴소리 한 번 드렸는데 휠체어 타고 왔다 갔다 하시는 것 보니 좀 짠하다. 제가 송 대표님 의도를 오해하는 것은 아니고, 혹시 그 말씀이 다른 사람에게 오해가 돼 마음 불편한 사람이 있을까 봐 그분들 떠나지 말라고 한마디 한 것"이라며 손을 내밀기도 했다.

송 대표는 이날 사과 의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여러 차례 이어졌지만, 그때마다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자리를 떠났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전날 "송 대표가 검찰의 수사권 남용 얘기를 하시다가 약간 좀 지나치신 것 같다"며 당내 반발을 중재하기도 했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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