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트 선반 '텅텅'..오미크론發 공급망 위기, 인플레 부채질
뉴욕=유재동 특파원 2022. 1. 13. 18:09
12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뉴욕시 유명 식료품점 트레이더조스 매장. 육류 코너를 가보니 진열대 대부분이 텅 비었다. 매장 직원에게 칠면조 고기가 어디 있느냐고 묻자 “지금은 없다. 하지만 오늘 안에는 들어오기로 돼 있다”고 말했다. ‘몇 시쯤 다시 오면 되느냐’고 물었지만 “오늘 들어온다”는 말만 반복할 뿐 구체적인 시간은 얘기하지 못했다.
옆 계란 코너도 마찬가지였다. 매대 절반이 비어 있어서 원하는 브랜드 제품을 찾을 수 없었다. 빵은 더 심했다. 진열대 두 칸에 제품 하나 놓여 있지 않았다. 한 남성 고객은 꼼꼼히 적어 온 ‘쇼핑리스트’를 연신 쳐다보며 물건을 찾았지만 계속 “아, 이게 아닌데…”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넓은 매장에 손님은 바글바글했지만 상품을 진열하고 고객에게 응대하는 직원은 한두 명밖에 보이지 않았다.
텅 빈 식료품 매대…장보기에 ‘죽을 힘’
요즘 미국 마트에 장을 보러 가면 원하는 물건을 찾아 헤매느라 말 그대로 ‘사투(死鬪)’를 벌여야 한다. 다른 생필품 매장도 다를 바 없다. 휴지나 청소용품, 속옷, 양말 등을 파는 맨해튼의 한 잡화점에 들어가 봤다. 한쪽 벽면 선반이 거의 아무런 상품 없이 방치돼 있었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빈 선반(empty shelves)‘을 검색하면 월마트 같은 미국 전역 대형 마트의 휑뎅그렁한 진열대 사진이 쏟아진다. 한 이용자는 트위터에 텅 빈 매장 사진을 올리며 “이곳은 제품보다 가격표가 더 많다”고 씁쓸해했다.
지난해 가을 이후 생필품 공급난 양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으로 더 심각해졌다. 식품가공 및 물류업체와 마트 등의 근로자들이 코로나19에 무더기 감염돼 이탈하면서 공급난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이상(異常)기후로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에 몰아친 토네이도와 눈 폭풍도 유통망에 큰 타격을 줬다.
뉴욕시 음식점과 소매점도 최근 종업원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오미크론에 감염됐거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해 치료 또는 격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인력난이 심한 와중에 직원은 더 부족하게 되자 월마트, 메이시스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는 일부 지점을 한시적으로 닫거나 영업시간을 줄이는 등 비상 대응체제에 들어갔다. 스타벅스, 치폴레 같은 유명 커피 및 음식 체인도 마찬가지다. 약국 체인 월그린스는 최근 고객들에게 대기 시간 증가와 재고 부족 등을 사과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맨해튼 그리니치빌리지 유명 피자집 ‘존스’의 케빈 잭슨 매니저는 로이터통신에 “지난주 종업원 6명이 부족해 대기시간이 길어져서 손님을 잃는 것 같다”고 했다.
인플레이션 부채질하는 美 공급망 위기
오미크론 발(發) 공급망 위기는 현재 미국 경제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 크다. 재화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란 데다, 부족한 근로자 확보를 위해 기업이 급여를 올리면서 물가 상승을 부를 수 있다는 것. 12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7.0%로 1982년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전 세계 공급망 위기가 부품난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재가격을 더 밀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공급난과 인플레이션 같은 심각한 경제 위기를 발생시키는 것 외에도 교통과 치안, 의료 같은 주요 도시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 뉴욕시에서는 소방관의 13%, 응급의료요원 18%, 경찰의 10%가 코로나19로 병가 중이다. 뉴욕 지하철은 기관사 등이 부족해 3개 노선 운행이 중지됐다. 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병원의 약 24%가 확진 판정 등으로 격리된 의료진 증가로 ‘심각한 의료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옆 계란 코너도 마찬가지였다. 매대 절반이 비어 있어서 원하는 브랜드 제품을 찾을 수 없었다. 빵은 더 심했다. 진열대 두 칸에 제품 하나 놓여 있지 않았다. 한 남성 고객은 꼼꼼히 적어 온 ‘쇼핑리스트’를 연신 쳐다보며 물건을 찾았지만 계속 “아, 이게 아닌데…”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넓은 매장에 손님은 바글바글했지만 상품을 진열하고 고객에게 응대하는 직원은 한두 명밖에 보이지 않았다.
텅 빈 식료품 매대…장보기에 ‘죽을 힘’
요즘 미국 마트에 장을 보러 가면 원하는 물건을 찾아 헤매느라 말 그대로 ‘사투(死鬪)’를 벌여야 한다. 다른 생필품 매장도 다를 바 없다. 휴지나 청소용품, 속옷, 양말 등을 파는 맨해튼의 한 잡화점에 들어가 봤다. 한쪽 벽면 선반이 거의 아무런 상품 없이 방치돼 있었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빈 선반(empty shelves)‘을 검색하면 월마트 같은 미국 전역 대형 마트의 휑뎅그렁한 진열대 사진이 쏟아진다. 한 이용자는 트위터에 텅 빈 매장 사진을 올리며 “이곳은 제품보다 가격표가 더 많다”고 씁쓸해했다.
지난해 가을 이후 생필품 공급난 양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으로 더 심각해졌다. 식품가공 및 물류업체와 마트 등의 근로자들이 코로나19에 무더기 감염돼 이탈하면서 공급난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이상(異常)기후로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에 몰아친 토네이도와 눈 폭풍도 유통망에 큰 타격을 줬다.
뉴욕시 음식점과 소매점도 최근 종업원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오미크론에 감염됐거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해 치료 또는 격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인력난이 심한 와중에 직원은 더 부족하게 되자 월마트, 메이시스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는 일부 지점을 한시적으로 닫거나 영업시간을 줄이는 등 비상 대응체제에 들어갔다. 스타벅스, 치폴레 같은 유명 커피 및 음식 체인도 마찬가지다. 약국 체인 월그린스는 최근 고객들에게 대기 시간 증가와 재고 부족 등을 사과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맨해튼 그리니치빌리지 유명 피자집 ‘존스’의 케빈 잭슨 매니저는 로이터통신에 “지난주 종업원 6명이 부족해 대기시간이 길어져서 손님을 잃는 것 같다”고 했다.
인플레이션 부채질하는 美 공급망 위기
오미크론 발(發) 공급망 위기는 현재 미국 경제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 크다. 재화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란 데다, 부족한 근로자 확보를 위해 기업이 급여를 올리면서 물가 상승을 부를 수 있다는 것. 12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7.0%로 1982년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전 세계 공급망 위기가 부품난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재가격을 더 밀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공급난과 인플레이션 같은 심각한 경제 위기를 발생시키는 것 외에도 교통과 치안, 의료 같은 주요 도시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 뉴욕시에서는 소방관의 13%, 응급의료요원 18%, 경찰의 10%가 코로나19로 병가 중이다. 뉴욕 지하철은 기관사 등이 부족해 3개 노선 운행이 중지됐다. 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병원의 약 24%가 확진 판정 등으로 격리된 의료진 증가로 ‘심각한 의료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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