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레터 이브닝 (1/13) : '김건희 7시간 통화' 녹음파일 공개되나?
김민표 기자 2022. 1. 13. 18:09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와 유튜브 채널 기자가 통화한 내용이 녹음된 파일이 있나 보네요. 이 파일을 공개하는 문제를 두고 국민의힘이 예민해져 있군요. 국민의힘이 MBC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요, MBC가 녹음 파일을 넘겨받아 보도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보도가 나가지 못하게 막으려고 법적 조치에 나선 거죠. 녹음 파일 보도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국민의힘이 법적 조치에 나서게 된 발단부터 살펴 볼게요. 녹음 파일 공개에 대한 예고 기사가 있었는데요, 어제(12일) <오마이뉴스>가 "[단독] '7시간 김건희 통화' 녹음 파일 공개된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지요. 기사는 "한 매체의 기자가 지난해 6개월 동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코바나콘텐츠 대표) 씨와 통화한 내용이 조만간 공개된다"는 내용이에요. 기사에 따르면 어느 매체의 기자가 지난해 6개월 동안 20여 차례에 걸쳐 김건희 씨와 전화 통화를 했고요, 통화 내용을 녹음했다고 하네요. 그렇게 녹음된 분량이 약 7시간에 이른다고 하고요. MBC가 파일을 넘겨받아 보도 준비한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국민의힘이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된 거죠.
'7시간 통화' 공개 예고에…국힘,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7시간 통화 녹음'에 무슨 내용 있나?
'7시간 김건희 통화녹음'에는 문재인 정부 비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검찰수사, 정대택씨 국정감사 증인 불출석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자신과의 동거설이 나돌았던 양재택 전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 조남욱 옛 삼부토건 회장이 소개한 '무정스님', '쥴리 의혹'을 실명증언한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 등에 관한 내용도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저질 정치공작"
■ 방송금지가처분신청 관련 공지
오늘 MBC를 상대로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했습니다. (채권자 김건희, 채무자 주식회사 문화방송)
이 모씨가 접근한 과정, 대화 주제, 통화 횟수, 기간 및 내용을 보면 ‘사적 대화’임이 명백하고 도저히 ‘기자 인터뷰’로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처음 접근할 때부터 마지막 통화까지 어떠한 사전 고지도 없이 몰래 녹음하여 불법 녹음파일임이 명백합니다.
(중략) 공영 방송인 MBC가 ‘사적 대화’를 몰래 불법 녹음한 파일을 입수한 다음 선거에 영향을 미칠 시기에 맞춰 편집·왜곡 방송한다면 그 자체로 ‘선거 개입’에 해당합니다. 또한, 여야 대선후보 검증에 있어서도 분량 및 내용에 균형을 맞춰 보도해야 할 것입니다. 헌법상 사생활보호권을 침해한 불법 녹음파일을 입수하여 보도하는 것은 불법을 조장하는 것이자 취재윤리를 위반하는 것입니다. 불법 녹음파일 입수 과정에 대가를 지급했다면 이러한 불법에 직접 가담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중략) 이런 점을 감안해 방송보도금지가처분을 신청합니다. MBC는 공영 방송이라는 사실에 입각해 보도 여부에 신중을 기해 주기 바랍니다.
가처분 신청만 낸 게 아니에요. 보도되는 게 선거법 위반 아닌지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요청하기로 했지요. 통화 녹음한 기자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하기로 했고요. 중진들도 나섰네요.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아주 비열한 정치공작 행위로 보인다"고 했고요, 김재원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사적인 대화였다"며 녹취 공개를 이른바 '몰카'에 버금가는 악질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죠. 김 최고위원이 파악한 경위로는 "유튜브 매체의 기자라는 분이 이런저런 방법으로 중년 부인인 김건희 씨에게 접근해서, 가족이 평생 송사를 벌이고 있는 정 모씨에 대해서 사건과 관련해 도와주겠다고 접근을 했던 모양"이라고 설명했고요, "그것을 모아서 악의적으로 편집했을 것이고 제3자에게 사실상 팔아먹은 것 아닌가"라며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추측을 기반으로 맹비난했네요. 거친 언어들이 많이 동원됐네요.
통화녹음 기자 소속 매체 "국민의힘 협박"
"김건희 녹음 발언 폭탄 공개에 대한 “국민의 힘” 협박
- 발언 내용은 반드시 공영방송에서 공개되어야 합니다.
1. 김건희의 발언이 공개될 경우 윤석열은 회복 불가능한 치명타를 입게 된다고 한다.
2. 이에 국민의힘은 김건희와의 대화를 녹음한 '서울의소리' 기자를 고발조치를 취함은 물론 녹음 내용이 방송될 경우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했다.
3. 이는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언론자유에 대한 근본적 위협으로 공당으로서 엄중 규탄되어야 마땅하다.
4. 시민들은 '서울의소리' 기자를 적극 응원하며, 이 내용을 방송할 예정에 있는 방송 프로그램을 강력히 지켜낼 것이다.
5. 예정된 방송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그 어떤 압박과 위협으로 방송을 중단하게 하거나 핵심적인 내용을 빼도록 할 경우 시민들에 의해 그에 대한 후속 조처가 즉각 취해질 것이다.
이 매체는 국민의힘 공세를 협박이자 알 권리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면서 반드시 방송을 통해 녹음 파일이 보도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네요.
법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내일 심문
대선 후보 아내의 사생활 보도는 어디까지?
■ 오마이뉴스 보도 관련 입장
(앞 부분 생략) 당사자간 통화내용을 몰래 녹음한 후 상대방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여 공개하는 경우 헌법상 음성권 및 사생활자유를 침해하여 불법행위에 해당합니다.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A 씨에 대하여 오늘 공직선거법위반,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입니다.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여 사적 대화를 몰래 녹음한 다음 제보한 내용은 정상적인 언론보도의 영역으로 볼 수 없고 취재윤리에 위반된다고 판단됩니다. 녹음 파일을 방송할 경우 강력히 법적 조치를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방송을 통한 보도는 헌법상 음성권과 사생활 자유 침해라는 거고요, 대화를 녹음한 기자는 몰래 녹음한 점, 선거 시기에 제보 형식으로 공개하는 게 정치 공작이라는 점을 주장하면서 공직선거법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는 거죠. 취재 윤리에 어긋나고 언론 보도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도 덧붙이고 있네요.
박영선 "어느 후보 부인이 7시간 통화를 하겠나"
오늘의 한 컷
겨울 왕국으로 변한 한라산의 모습이에요. 제주도 산간에 많은 눈이 내려서 한라산 1100고지를 찾은 관광객이 눈 세상으로 변한 한라산을 감상하고 있네요. 한라산 사제비에는 눈이 65㎝나 쌓였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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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표 기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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