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보고 듣는 '우리들의 노래'가 선물한 웃음 [지역아동센터 쌤들의 기분 좋은 상상]
[스포츠경향]
지난해 여름이 시작될 무렵, 아이들에게 각자의 시간표를 만들어 보고 나름대로 시간을 관리할 수 있도록 ‘나의 하루’를 계획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마다 나름의 계획을 짜 보고 시간표에 맞춰 생활하다 보니 어느 순간 아이들이 웃으며 이야기하는 시간은 줄고 이어폰을 꽂고 개인적으로 보내는 시간들이 많아졌습니다.
‘아이들끼리 복닥복닥 이야기하고 노는 모습이 우리 센터의 모습인데, 이건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함께 여가시간을 보내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아동자치회의를 열어 아이들의 의견을 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센터에 있는 시스템을 이용해 봐요!”라며 아이들의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센터에는 대형 스크린과 빔프로젝터, 음향장비, 암막블라인드 등 영화나 음악 감상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으니 활용해 보자는 의견이었습니다. 또 미진이(가명)가 “라디오 신청곡?”이라고 말하자 아이들의 의견들이 좁혀져 나갔습니다. 그리고 점점 운영방법이 구체적으로 얘기되었습니다.
우선 매주 주제를 선정하고 아이들은 그에 맞는 노래를 종이에 적어 신청박스에 넣습니다. 사회자는 신청박스에서 랜덤으로 신청곡을 뽑아 노래를 결정하고 자신의 신청곡이 선정된 아이는 신청한 이유를 발표합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는 프로그램이라 그런지 ‘라디오 신청곡-우리들의 노래’라는 프로그램 이름도 짓고 이 시간을 많이 기다립니다.
대체로 저학년 친구들은 자기 노래가 뽑히기를 기도하지만, 고학년들은 신청사연 발표가 귀찮아서인지 은근히 안 뽑혔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합니다. 그래도 자신의 신청곡이 선정되면 환하게 웃으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이 참 순수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처음에는 쑥스러워하며 앞에 서는 것도 꺼리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늠름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에 흐뭇한 미소가 저도 모르게 지어지곤 합니다.
선정된 신청곡은 오케스트라 연주 영상, 콘서트 영상,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평소에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희성이(가명)는 자신이 신청한 곡의 오케스트라 연주 영상을 보더니 “자주 보던 애니메이션 음악이 실제로 연주되는 것을 보니 너무 신기해요!”라며 감상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라디오 신청곡-우리들의 노래’ 프로그램을 몇 회 진행하다 보니 저학년들은 동요나 쉬운 멜로디의 대중가요는 좋아하는 반면 고학년들이 좋아하는 힙합·발라드 같은 장르는 어려워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저학년과 고학년을 나누어 음악감상을 하기로 했고, 그러자 아이들의 만족도가 더욱 높아졌습니다.
이렇게 ‘라디오 신청곡-우리들의 노래’는 코로나19 상황과 지역적 특성상 공연을 즐길 기회가 적은 센터 아이들에게 선물 같은 시간이 됐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좋아하는 음악과 영상을 공유하며 스트레스 해소와 다양한 공연을 간접적으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인 겁니다. 알파벳을 모르는 아이도 팝송 등 다양한 국적의 노래를 가리지 않고 즐기는 모습을 보며 음악의 유연한 힘에 놀라기도 합니다.
또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이 시간을 통해 선생님들도 아이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고 아이들의 생각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얘들아, 사랑해~”
김지은(당진지역아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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