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청년표 애걸하면서 연금개혁은 왜 외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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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한 고령화 추세와 함께 우리나라의 연금 고갈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13일 통계청 등 국내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연금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문재인정부가 연금개혁의 골든타임인 4년 반을 허송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유력 대선주자들조차 2030세대를 향한 구애에 나서고 있지만 연금개혁은 나 몰라라 하는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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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 사탕발림 약속만
이러니 청년세대의 좌절감이 커졌을 듯싶다. 한 언론사의 신년 여론조사에서 2030세대 10명 중에 7명(73.4%)이 "시대를 잘못 타고난 불운한 세대"라고 답했다지 않나. 당장의 취업난·주택난도 힘겨운 데다 이들이 노후에 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면 무슨 희망을 갖겠는가. 한경연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공적연금 제도는 아직 미국·일본·독일 등 주요 5개국(G5)에 비해 '덜 내고 더 빨리 받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문재인정부가 연금개혁의 골든타임인 4년 반을 허송했다는 얘기다.
연금 고갈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가 귀를 막고 있는 건 정부 재정으로 적자를 메꾸면 된다는 배짱일지도 모르겠다. 공무원연금이나 군인연금은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도 결국 근로세대가 부담해야 할 세금으로 조달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꼴이다. 이는 재정을 공적 연금에 흥청망청 쏟아붓다 여러 번 국가부도 위기를 맞았던 그리스의 전철을 밟는 격이다. 2000년 들어 수차례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는 그 대가로 긴축 및 경제 구조조정 과정에서 수많은 청년세대가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런데도 유력 대선주자들조차 2030세대를 향한 구애에 나서고 있지만 연금개혁은 나 몰라라 하는 인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인기영합성 기본시리즈 공약을 외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더 늘리라는 등 엉뚱한 주문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이 후보와 같이 '병사 월급 200만원'을 합창하면서 연금개혁엔 입을 다물고 있다.
인구 고령화를 우리보다 앞서 직면했던 유럽국은 물론 이웃 일본도 이미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20% 내외로 올렸다. 우리가 싫어도 가야 할 방향이다. 문 정부가 임기 내내 연금개혁에 손을 놓고 있었던 건 그렇다 치자. 차기 정부를 맡을 후보들마저 청년 마케팅에만 열을 올리면서 '불편한 진실'을 끝까지 외면해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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