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 4년후 500만명 붕괴..대학지원 OECD 수준 확대 필요

한동훈 기자 2022. 1. 1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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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재정 지출 효율화 시급]
저출산에 15년만에 200만명 급감
2033년에는 400만명 미만 될 듯
고등교육 지원 선진국 66% 그쳐
매년 늘어나는 교육교부금 손질
미래 인재 양성 위한 투자 나서야
[서울경제]

국내 초중고교 학생 수가 4년 뒤인 오는 2026년에 500만 명 아래로 떨어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011년 690만 명 수준이던 초중고 학생 수가 15년 만에 200만여 명이나 감소한다는 것이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로 학령인구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감소세가 너무 가파르다. 이런 추세로라면 2033년에는 학령인구가 400만 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학령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나오는 등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교육재정 지출을 효율화해 고등교육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향후 4년간 세종 제외 모든 시도에서 감소=13일 교육부와 종로학원이 공개한 ‘2022~2027년 초중고 학생 수 시범 추계’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학생 수는 지난해 4월 기준 532만 3,075명에서 올해 528만 710명으로 떨어지고 매년 1~2%씩 감소해 2026년에는 487만 5,100명으로 사상 처음 500만 명 아래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초등학교 1학년은 지난해 42만 7,226명에서 내년 38만 명대로 떨어진 뒤 2027년에는 20만 명대(29만 1,922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세종시를 제외하고 모두 감소한다. 대전의 2026년 초중고 학생 수는 13만 4,157명으로 지난해(15만 9,882명) 대비 16.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15.9%), 전북(-14.0%), 부산(-10.2%), 대구(-11.9%), 광주(-12.5%), 강원(-12.7%), 전남(-12.2%) 등도 감소 폭이 10% 이상이다. 17개 시도 중 세종시만 55% 늘 것으로 예상된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감소 추세가 가팔라져 2032년, 적어도 2033년에는 초중고 학생 수가 400만 명 미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교부금 효율적 집행 방법 모색해야=학령인구 감소가 급속히 진행되는 만큼 재정 당국을 중심으로 초중고 교육비 재원으로 쓰이는 교육교부금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교육교부금은 1972년 내국세 중 11.8%를 지방 교육에 투자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이후 지속적으로 배정 비율이 확대돼 2020년 20.79%까지 올랐다.

경제 규모가 축소되지 않는 한 교부금액은 매년 증가하는 구조다. 한국경제연구원(KDI)에 따르면 만 6~17세 학령인구가 2020년 546만 명에서 2060년 302만 명으로 4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같은 기간 교육교부금 규모는 54조 원에서 164조 원으로 3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 수가 감소하므로 교육교부금을 줄여야 한다는 게 재정 당국의 입장이다.

하지만 교육계는 학생 수 감소를 교육 여건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하며 제도 개편보다는 효율적 예산집행을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늘어난 교육교부금을 일부 시도 교육감이 선심성 현금 살포용으로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에듀테크 기반 구축 등 포스트 코로나 교육을 위한 예산이 분명 필요한 만큼 재정을 줄이기보다는 어디에 효율적으로 투입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청 한양대 석좌교수도 “교육의 질을 제고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양질의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등교육 지원 확대 필요=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대학에 대한 효율적 지원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9년 이후 13년간 등록금이 동결된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대규모 신입생 미달 사태까지 겪으면서 지방대를 중심으로 대학의 재정 상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올해부터 재정 상태가 부실한 한계대학 퇴출을 유도하고 내년부터는 충원율이 낮은 일반·전문대학에 대해 정원 감축을 권고한다는 처방전을 내놓았다. 권고를 받고도 이행하지 않으면 재정 지원을 중단한다.

하지만 정원을 감축하는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는 지금의 ‘구조조정형’ 정책은 지엽적이며 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선진국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고등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을 늘리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교육지표 2021’에 따르면 한국 대학생 1인당 고등교육 공교육비 지출액(2018년 기준)은 1만 1,290달러로 OECD 평균치인 1만 7,065달러의 약 66%에 불과했다. 이 교수는 “고등교육에 대한 우리나라의 재정 지원은 OECD 국가들에 비해 여전히 적다”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원 감축을 전제로 한 땜질식 정책이 아니라 고등교육 지원 예산을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성행경 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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