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을 녹내장 오진.. 美여성, 15년간 시각장애인으로 살았다

문지연 기자 2022. 1. 1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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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니 파크(오른쪽)가 시력을 되찾은 뒤 가족과 만나는 모습. /유튜브 채널 UCHealth

의사 오진 탓에 15년간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오다 최근 수술로 시력을 되찾은 여성의 기막힌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의 지난 11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미국 서부 콜로라도주 오로라에 거주하는 코니 파크(59)가 처음 안과를 찾은 건 2003년이었다. 당시 눈이 침침하다는 그에게 담당의는 녹내장으로 곧 실명하게 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파크는 “그때는 앞이 잘 보였기 때문에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3주 정도가 지나자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고 5개월 동안 시력의 85%를 잃었다”며 “길을 잃거나 계단에서 넘어지기 일쑤였고 한 번은 실수로 집에 불을 지를 뻔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결국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시력을 잃는다 하더라도 행복까지 잃기는 싫었다”고 털어놨다. 맹인 학교에서 점자를 배우는 데 열중했고 아이스 스케이팅, 카약, 캠핑 등 평소 즐겼던 야외활동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삶은 고통스러웠다. 지팡이 사용이 익숙해지지 않아 덤불에 들어가곤 했고 혼자서는 요리를 할 수도 없었다. 파크는 “독립성을 잃는다는 게 힘들었다. 날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고 청소기 하나를 돌리는 것도 힘들어 빗자루로 바닥을 쓸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런 파크에게 15년 후인 2018년 기적이 찾아왔다. 우연히 다른 안과를 찾았다가 자신의 진단명이 백내장이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되살릴 수 없는 녹내장과 달리 백내장은 수술과 치료를 통해 어느정도 회복할 수 있다. 비록 100% 회복을 장담하기는 어려웠지만 병원 측은 수술을 제안했고 파크는 수락했다.

수술은 그해 11월 진행됐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후 파크는 시력 검사에서 양쪽 눈 모두 2.0 판정을 받기도 했다. 그는 “수술 후 안대를 벗자 간호사의 눈동자와 속눈썹이 가장 먼저 보였다”며 “앞이 보인다는 사실에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고 했다.

이어 “아무 이유 없이 15년 동안 앞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화가 났고 오진을 한 의사가 원망스럽기도 했다”며 “하지만 앞을 볼 수 있게 되자 내 마음속 모든 분노가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또 “생후 3주에 불과했던 손녀가 훌쩍 커 있었다”며 “남편은 여전히 잘생겼다.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력을 되찾은 후 처음 거울을 봤을 때 마음이 아팠다. 그동안 나이가 많이 들었더라”며 “상상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분명히 나인데 낯선 기분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꽃이 피고 나무에서 잎이 자라는 순간을 봐야 한다”며 “이 모든 일을 지켜보는 게 매우 의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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