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사고 10분 전 영상보니.. "저기 무너졌다, 거기 떨어졌다"

고성민 기자 2022. 1. 1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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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무너졌다, 저기 무너져. 어우 거기도 떨어졌네."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시작되기 직전 공사 현장 상황을 촬영한 영상이 13일 언론에 공개됐다.

사고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하던 업체 관계자가 사고 발생 10여분 전인 지난 11일 오후 3시 35분 옥상에서 촬영한 영상이다.

이 영상을 보면,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 201동 39층에선 작업자들의 한탄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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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무너졌다, 저기 무너져. 어우 거기도 떨어졌네.”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시작되기 직전 공사 현장 상황을 촬영한 영상이 13일 언론에 공개됐다. 사고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하던 업체 관계자가 사고 발생 10여분 전인 지난 11일 오후 3시 35분 옥상에서 촬영한 영상이다. 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한 이날 오후 3시 46분보다 11분 빠른 시점이다.

이 영상을 보면,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 201동 39층에선 작업자들의 한탄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당시 현장에선 39층의 바닥 면(슬라브)에 해당하는 곳에 거푸집을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하늘에서 눈발이 날리고 있었고, 강한 바람에 가림막이 흔들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콘크리트가 쌓인 바닥면은 평평해야 하지만, 가운데가 움푹 패어 주저앉아 있다. 갑자기 ‘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거푸집이 꺾이듯 치솟아 들리고, 반죽 상태의 콘크리트가 거푸집 주위에서 배수구로 흘러내리듯 아래로 새어 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작업자들은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한 듯 “아이~”라며 짜증 섞인 한탄을 내뱉었다. 한 작업자가 중국어로 “저기 무너졌다, 저기 무너져”라고 말하는 모습도 담겼다.

다른 증언에 따르면 현장 작업자들은 이후 콘크리트 타설을 완료하고 보양 천막을 걷어냈다. 그 순간 타워크레인 방향에서 ‘펑펑’ 소리가 났고, 콘크리트를 타설한 바닥이 천천히 10cm가량 내려앉기 시작했다. 놀란 작업자들은 서둘러 계단을 통해 대피하기 시작했다. 39층에서 27층까지 한달음에 내려온 순간, 또다시 ‘펑’하는 굉음이 들리더니, 1층 바깥으로 빠져나왔을 때는 그들이 작업했던 곳이 모조리 무너져 사라진 상태였다고 한다.

사고 직전 상황이 찍힌 영상을 본 조창근 조선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시공 불량 가능성을 지적했다. 조 교수는 “콘크리트를 타설하면 하중에 의해 원래 평평하게 다져져야 하는데, 가운데가 처져 있다”면서 “한두개 층 콘크리트가 충분히 양생이 안 돼 힘을 못 받았거나, 거푸집 갱폼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 교수는 “또 영상을 보면 물이 떠올라와 있는데, 이는 블리딩(Bleeding)이라는 현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타설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물을 지나치게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깡통에 달아놓은 것은 갈탄으로 열을 공급할 목적으로 보이지만, 겨울철 추위엔 비닐하우스처럼 비닐을 덮고 온도를 충분히 주며 양생해야 한다. 온도 유지를 위한 작업이 제대로 돼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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