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北' 강경모드 전환..유엔에 추가 제재 요구
블링컨 "적절한 수단 총동원"
北에 협상 압박 '강온전략'
북한이 지난 5일과 11일 극초음속미사일을 잇달아 시험발사한 뒤 미국이 대북 독자 제재에 이어 유엔 제재 추가까지 나서면서 응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미국 독자 제재는 조 바이든 정부 들어 이번이 두 번째이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재 명단을 추가하게 되면 2018년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북한에 대화만을 강조해온 미국이 도발에 대한 응징을 보여주면서 '투트랙' 전략으로 돌아선 것으로 해석된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유엔 안보리에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추가 제재를 요구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이날 본인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북한은 2021년 9월 이후 탄도미사일 6발을 발사했으며, 이는 각각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면서 "이는 오늘 국무부, 재무부가 (북한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데 더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물자 조달 등에 관여한 북한 국적자 6명과 러시아인 1명, 러시아 단체 1곳을 독자 제재 대상에 올렸다. 북한 국적자들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모스크바, 중국 다롄과 선양에서 북한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한 부품 조달을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북한의 군사무기 개발을 주도하는 핵심기관인 북한 국방과학원 소속으로 대부분 활동했다. 지난해 12월 강제노동과 인권탄압을 이유로 중국·미얀마를 비롯해 북한 중앙검찰소와 사회안전상 출신 리영길 국방상을 제재 대상에 올린 데 이어 이번이 바이든 행정부 들어 두 번째 독자 제재다.
그러나 미국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유엔 안보리 제재 추가도 추진 중이다. 안보리 제재 명단에 새로운 개인·단체를 추가하려면 추가 결의는 필요하지 않고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1718위원회) 결정을 거치면 된다. 이 제재 명단에는 2022년 현재 개인 80명과 단체 75개가 포함돼 있다. 2018년 10월 16일 미국 주도로 '선박 간 옮겨싣기' 행위에 가담한 북한 유조선 1척과 파마나 선적 선박 2척을 안보리 제재 대상으로 추가한 게 마지막이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면서 강도 높은 제재를 병행한 바 있다. 이번에 제재 명단을 추가하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수위는 2018년 미·북 대화 이전 수준으로 높아지는 셈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그동안 북한에 대해 외교적 관여를 모색한다는 방침을 유지하다가 갑자기 제재 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북한이 협상에 참여하게 할 요구 수단으로 제재를 이용함과 동시에 중국·러시아에도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북한 제재에 대해 "북한의 지속적인 무기 확산 활동과 이를 지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심각하고 지속적인 우려를 반영했다"며 "국제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다루기 위해 모든 적절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미국의 이번 조치는 대화와 함께 제재 이행도 긴요하다는 기존 방침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북한도 이에 호응해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를 취하지 않고 대화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미국에 박자를 맞춰줬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실험은 그 자체의 위험성보다는 기술 과시 및 내부 정치용 목적이 큰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미국이 최근 우크라이나·대만해협 등에서 중·러와 외교적 대결을 지속하는 가운데 북한까지 문제를 일으키는 상황을 두고 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예경 기자 /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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