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3세' 황정민 "고전의 힘 학생들에게 보여주고파" [스경X공연]
[스포츠경향]
한 곱추가 다리를 절며 거침없이 무대를 휘젖고 다녔다. 때로는 나직하게 때로는 힘있는 목소리로 무대를 장악했다.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연극 ‘리처드3세’ 프레스콜이 열렸다. 주연을 맡은 황정민은 이날 작품에 대해 “배우들과 학생들이 공부하기 좋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황정민은 “어린시절 선배들이 하는 고전을 많이 보고 자랐다. 지금은 고전 연극이 많이 사라져 안타깝다. 기획단계부터 고전을 하고 싶었다. 그 가운데서 세익스피어 작품 리처드3세를 선택했다. 우리가 고전을 하고 있는 이유는 학생들에게 많이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고전이 가진 힘을 학생들이 보면서 꿈을 키웠으면 좋겠다. 악역이라는 캐릭터보다는 작품이 좋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선천적으로 기형인 신체 결함에도 불구하고 콤플렉스를 뛰어넘는 뛰어난 언변과 권모술수, 유머감각, 탁월한 리더십으로 경쟁구도의 친족들과 가신들을 모두 숙청하고 권력의 중심에 서는 악인 리차드3세 역을 맡았다. 그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다른 일정을 접어두고 ‘리처드3세’에 집중하고 있다.
황정민은 “연극 ‘리처드3세’는 배우들이 대사를 하는데 굉장히 어려움을 느끼는 작품이다. 시적인 대사가 많아 표현하기 쉽지 않다. 장음과 단음을 잘 알고 소화해야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다. 배우들과 학생들이 공부하기 좋은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는 황정민과 더불어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 장영남이 출연해 두 사람의 호흡에 기대가 모아진다.
장영남은 “황정민은 가장 먼저 연습실에 온다. 리처드3세 역은 대사량이 진짜 많다. 그 많은 대사를 외우고 자신을 것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하는 배우다. 다른 사람의 대사를 녹음해와서 혼자 연습하고 있더라. 멋진 배우”라고 말했다.
장영남은 “첫 공연이 너무 떨렸다. 전날 잠을 잘 자지 못했다. 자다가 일어나서도 대사 연습을 했다. 다른 배우들이 베테랑 배우가 왜 그렇게 긴장하느냐고 물을 정도였다. 대사 실수하지만 말자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라갔다”고 고백했다.
황정민은 “장영남은 대학로에서 연극할 때부터 알고 있었다. 그 당시에도 장영남은 최고의 배우였다. 항상 함께 해보고 싶었는데 ‘리처드3세’에서 같이하게 됐다. 배우로서의 에너지가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다. 좋은 배우다”라고 추켜세웠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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