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상장의 빛과 그림자

한광덕 2022. 1. 1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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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생산업체 엘지(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에 역대급 투자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 시총의 3%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엘지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은 시장 전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허율 엔에이치(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지수를 따라 엘지에너지솔루션을 매수하는 자금이 1조원을 넘는데다,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엘지에너지솔루션과 엘지화학의 교체매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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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시총 100조원 안팎 전망
SK하이닉스와 시총2위 놓고 다툴듯

배터리 떼준 엘지화학은 목표주가 하향
소액주주·국민연금, 주가하락 지켜볼뿐

시장 전반에도 수급 부담 커져
유사업종·시총 상위종목 주가에 영향
지난 10일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권영수 부회장(가운데) 등이 참석한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차전지 생산업체 엘지(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에 역대급 투자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모회사 엘지화학에 대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는 속속 하향조정돼 ‘쪼개기 상장’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이 증시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해 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한 엘지에너지솔루션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의 신청금액이 1경원을 넘었을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실제 돈을 넣은 건 아니고 한 주라도 더받기 위해 서류상 최대한도로 써놓고 본 것이다. 14일 공시될 공모가가 회사 쪽 희망범위 상단인 30만원으로 결정되면 시가총액은 70조2천억원(코스피 3위)에 이른다. 증권사들은 엘지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적정 시총을 100조원 안팎으로 전망한다. 에스케이(SK)하이닉스(94조2763억원)를 제치고 코스피 시총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2위인 이 회사의 성장성을 그만큼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배터리 사업을 떼어준 엘지화학에 대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는 20% 안팎 하향조정되고 있다. 한 예로 유안타증권은 엘지화학의 목표주가를 97만원에서 78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이 증권사는 100% 자회사였던 엘지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에 따른 신주 발행 등으로 지분율이 81.8%로 낮아진 데다 엘지에너지솔루션 지분가치 평가도 50%를 할인해 적용했다. 자회사 상장으로 배터리 사업가치가 모자회사에 중복 계산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지난해 1월 100만원을 돌파했던 엘지화학 주가는 75만5천원(13일 종가)로 뚝 떨어졌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의 공모금액은 12조7500억원(공모가 30만원 가정)으로 국내 기업공개 사상 최대 규모다. 회사는 이 자금을 생산능력 확대와 연구개발비 등으로 사용해 세계 최고의 2차전지 제조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지화학도 보유 중인 엘지에너지솔루션 주식 중 일부를 매각해 2조55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다. 반면 엘지화학의 지분 약 57%(2021년 9월말 기준)를 들고 있는 소수주주 18만여명은 공모과정에서 신주배정 등 어떠한 혜택도 받지 못한다. 2대주주 국민연금(6.84%)도 최근 엘지화학 주식을 1% 가량 팔았을 뿐 주가하락을 지켜보는 신세다.

코스피 시총의 3%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엘지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은 시장 전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상장 직후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한 종목에 쏠리면 같은 업종이나 시총 상위종목들의 수급에 좋지 않은 영향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에도 크래프톤 등 대규모 기업의 상장이 이뤄진 8월부터 게임업종 주가가 약세를 보였고 코스피도 본격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

코스피200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등에 엘지에너지솔루션이 편입되는 2~3월에는 이러한 수급의 영항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수의 구성에 맞춰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 등이 엘지에너지솔루션을 사는 대신에 포트폴리오 내 다른 주식들은 매도하기 때문이다. 허율 엔에이치(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지수를 따라 엘지에너지솔루션을 매수하는 자금이 1조원을 넘는데다,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엘지에너지솔루션과 엘지화학의 교체매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8∼19일 청약을 거쳐 2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개인은 케이비(KB)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신영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에서 청약할 수 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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