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의 위대함"..'리차드 3세' 황정민→장영남, 무대로 이끈 고전극의 힘(종합)

이하나 2022. 1. 1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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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현, 서재형 연출, 장영남, 황정민

[뉴스엔 글 이하나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황정민, 장영남, 윤서현 등 명품 배우들이 묵직한 연기로 고전극의 매력을 전한다.

1월 13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는 연극 ‘리차드 3세’ 프레스콜이 진행 됐다. 행사에는 서재형 연출, 황정민, 장영남, 윤서현, 정은혜 등이 참석했다.

‘리차드 3세’는 셰익스피어가 탄생시킨 희곡으로 선천적으로 기형인 신체 결함에도 콤플렉스를 뛰어넘는 뛰어난 언변과 권모술수, 탁월한 리더십으로 경쟁구도의 친족과 가신들을 모두 숙청하고 권력의 중심에 서는 ‘리차드3세’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8년 초연 후 4년 만에 돌아왔다.

최근 공연계에서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서재형 연출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전통적인 셰익스피어가 생각나는 것이지 않겠나. 난 전통이나 기본 때문에 택한 것은 아니고 도전을 하고 싶었다. 서른 몇 편의 셰익스피어 작품 중에서 이렇게 정리가 안 된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라며 “작가와 좋은 작품을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서재형 연출은 “황정민과 유머와 가면을 잘 쓰는 공연을 해야겠다고 이야기 했다. 유머와 가면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거기서 정당성과 친밀감이 획득되면 마지막에 긴 독백이 더욱 빛날 거라고 생각했다. 황정민 배우가 잘 소화해주고 있다”라고 전하며 2018년 초연 때보다 극 속도와 일부 장면을 보강했다고 밝혔다.

황정민은 2018년 초연에 이어 굴곡진 인생과 사이코틱한 성격, 콤플렉스에서 비롯된 욕망으로 경쟁구도의 친족들과 가신들을 모두 숙청하고 권력의 중심에 서는 악인 리차드 3세로 분한다.

작품의 이야기가 주는 매력이 어마어마하다고 밝힌 황정민은 “연극학도일 때 선배님들이 많은 고전 작품을 올리셨다. 항상 그걸 보고 자라면서 동경을 해왔다. 그만큼 고전극의 힘을 알고 있었다. 어느 순간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것들이 사라졌고, 클래식함의 위대함이 없어졌다. 그게 너무 안타까웠다”라며 “관객 분들한테도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일을 시작하려고 하는 학생들한테도 보여주고 싶었다. 선배들이 이렇게 고전극을 잘하고 있으니 당신들도 성장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극 중 방대한 대사와 폭 넓은 감정선을 소화하며 무대를 가득 채우는 황정민은 자신의 ‘리차드 3세’ 포인트에 대해 “나만의 포인트는 빨간 얼굴 아니겠나. 그리고 땀이 많아서 분장해놓고 한 신 지나면 맨얼굴이라 특히나 빨간 얼굴을 더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대본에 나와 있는 이야기를 서재형 연출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연출님이 정확한 지시를 주셔서 서로 죽이 잘 맞았다.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대사량은 당연히 배우니까 해야하는 거다. 연습을 하면 자연스럽게 외워지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장영남은 극 중 리차드 3세의 형수이자 리차드 3세와 경쟁구도를 팽팽히 이루며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엘리자베스 역을 맡아 연극 ‘엘렉트라’ 이후 4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

장영남은 “너무 기대 됐다. 초연 때도 이 작품을 객석에 앉아 봤다. 제목에서 부담이 되고 연습할 때도 부담이 있었지만 연출님과 황정민 선배님 등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이 너무 뛰어난 분들이어서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즐겁게 연습했다”라며 “‘리차드 3세’를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으로 연기를 옆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라고 무대 복귀 소감을 밝혔다.

황정민과 연극무대에서 호흡을 맞추게 된 장영남은 “선배님이 부담스러우실 거다. 계속 옆에서 ‘최고다. 멋있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뭘 해도 감히 힘들다고 말하지 못할 정도로 최선을 다해서 무대를 꽉꽉 채운다. 선배님의 무대 변주를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멋있다. 최고다”라며 “일찍 나와서 혼자 연습 하시고 이미 다른 대사까지 녹음해서 그 녹음을 들으면서 본인 대사 연습을 한다. 그러니까 이렇게 멋진 무대를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정말 대단하다”라고 극찬했다.

이에 황정민은 “연극을 할 때 대학로 최고의 여배우였다. 저 친구와 언제 같이 연기를 해보지라고 생각했는데 ‘국제시장’에서 연기를 했다. 이번에 같이 해서 너무 행복하다”라며 “어릴 때 봐왔던 영남 씨의 에너지가 하나도 흐트러짐 없이 잘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 좋은 배우가 되고 있다는 걸 느꼈다”라고 화답했다.

윤서현은 리차드 3세의 친형이자 요크가의 황제 에드워드 4세 역을 맡았으며, 이 외에도 정은혜, 임강희, 박인배, 이갑선, 김병희, 김재형, 이은석, 석민기, 김도진 등이 원캐스트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윤서현은 “연극과에서 연기를 전공했지만 정통 연극은 처음이다. 호흡법이나 발성이 부담감이 있었지만 연출님과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을 보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지금은 무대에서 나또한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즐겁게 뛰어다니고 있다”라며 “예술의전당 무대는 연극 배우를 꿈꿨을 때 동기 3명과 조명 스태프를 했던 기억이 있다. 핀을 잡으면서 내가 여기에 언제 설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만해도 숨이 턱끝까지 차오른다. 열심히 하고 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은혜는 “연출님의 지휘 하에 황정민이라는 대배우와 에너지를 화합해서 잘 보여드리려고 했다. 마가렛은 소외되고 외로운 캐릭터지만 끊임없이 예언을 하고 저주를 퍼부으면서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에 전달을 관객들이 이해하는데 집중했다. 한이 서린 것은 육아를 하며 아이에게 집중하다 보면 자동으로 생긴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황정민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국에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그는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꺼려질 수 있는데 극장을 찾아와서 공연을 봐주시고, 박수쳐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이 나고 감사하다”라며 “2018년 ‘리차드3세’ 때와는 또 다른 에너지로 관객들을 마주하고 있다. 커튼콜 때도 뭉클하다. 관객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한편 연극 ‘리차드 3세’는 2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 된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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