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털기 패턴, 어쩜 변한게 없네..코스피 흔들리자 또 공매도 기승

차창희 2022. 1. 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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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성장둔화 우려 커져
작년 대비 60% 넘게 급증
외인 47%, 기관 107% 쑥
LG화학에만 이달 6천억
증권가 "현금비중 높여야"
연초 긴축정책 진행으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이 지지부진하자 공매도 비중이 6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국내 증시 급반등을 이끌었던 외국인·기관투자자들의 매수 물량이 공매도 압박 부메랑으로 되돌아온 모습이다. 코스피가 3000선에 가까워질수록 비중을 줄일 것을 권고하는 증권가 분석도 나왔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8거래일 동안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842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일평균 공매도 거래금액(3602억원) 대비 62.2% 증가한 수치다. 공매도에 참여한 이들은 주로 외국인투자자였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이달 일평균 공매도 거래금액은 3963억원으로 지난달(2681억원) 대비 47.8% 늘었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은 무려 107%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비중도 증가했지만 이달 거래금액은 108억원에 불과했다.

이달 12일까지 공매도 거래금액이 가장 많은 개별 종목은 LG화학으로 5953억원에 달했다. 전체 거래금액 중 19.83%에 해당한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인한 모멘텀 약화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 뒤를 이어 삼성전자(3603억원), 네이버(2236억원), 카카오뱅크(2207억원), 카카오(1528억원) 순이다. 보통 공매도 거래금액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일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전체 거래금액 가운데 공매도 비중이 얼마인지를 따져보는 게 더 적합하다.

대금대비율을 살펴보면 주로 최근 악재가 발생한 기업이 공매도 비중이 높았다. 가장 비중이 높은 종목은 호텔신라로, 공매도 비중이 무려 28.14%에 달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관련주로 묶였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실적 부진 전망에 공매도의 집중 타깃이 된 모습이다. 최근 화장품 판매 부진 등 실적 논란이 있었던 아모레퍼시픽도 공매도 비중이 23.84%였다. 고평가 논란이 있었던 카카오뱅크는 22.36%다.

지난해 11월 말 코스피는 2822.73까지 밀리며 바닥을 찍은 후 외국인·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급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대외 불확실성이 본격화되자 당시 매수 물량이 공매 물량으로 전환돼 증시 하방을 이끄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의한 3대 긴축 카드(자산 매입 축소·금리 인상·양적 긴축)가 현실화되고 기업 이익성장률 둔화 우려를 재료로 활용해 공매도 물량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에 신규 상장한 카카오뱅크, 크래프톤은 록업 물량이 해제될 예정"이라며 "이들 종목 모두 코스피200 구성 종목으로 공매도가 가능해 관련 수급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단기 투자심리가 위축된 만큼 증권가에선 당장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던 공급 병목 현상 완화, 소비 모멘텀 회복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며 "코스피 2950선 이상에선 주식 비중 축소, 현금 확대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08~2020년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공매도는 고평가된 주식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업종 내 비교 그룹 대비 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업이 공매도의 집중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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