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인 중국 증시 순매수 81조원으로 역대 최고, 올해 전망은?

최형석 기자 입력 2022. 1. 13. 16:57 수정 2022. 1. 1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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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해 12월 역대 최대 순매수 기록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중국 상하이와 선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작년 12월 후강통(상하이·홍콩 간 교차거래)과 선강통(선전·홍콩 간 교차거래)을 통해 상하이와 선전 등 중국 본토 증시에 890억위안(약 17조원)을 투자했다. 2014년 후·선강통 출범으로 중국 증시가 개방된 후 월별 기준으로 외국인 역대 최대 순매수였다. 이전 기록은 2019년 12월의 730억위안(약 14조원)이었다. 연간 기준으로도 외국인들은 작년 4322억위안(약 81조원)을 순매수해 2019년 3517억위안(약 66조원) 기록을 넘겼다. 2020년(2089억위안)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JP모건·골드만삭스·블랙록 등 글로벌 금융투자사들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JP모건은 올해 중국 증시가 40% 가까이 급등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작년 4분기 중국 경제가 3%대 성장을 한 것으로 전망되는 등 주가에 부정적 요인들도 산적해 있다. 장밋빛 희망만 봐서는 안 되고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백주(白酒)·금융·기술주 선호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의 백주(白酒)·금융·기술 관련 주식을 선호했다. 작년 12월 선강통에서 제일 많이 산 종목은 온라인 증권사 동팡차이푸로 총 71억위안(약 1조3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전기차 업체 비야디(18억위안), 세계 1위 배터리기업 닝더스다이(CATL·15억위안), 중국 3대 백주 회사인 우량예(15억위안)와 양허구펀(14억위안)을 많이 샀다.

후강통에서는 백주 회사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지난달 순매수 규모가 39억위안(약 7282억원)으로 가장 컸다. 차오상은행(37억위안), 금융그룹 중궈핑안(35억위안), 중신증권(17억위안), 면세점 회사 중궈중미엔(16억위안) 등이 뒤를 이었다. 웨이얼(15억위안)·자오이촹신(13억위안) 등 반도체주들도 순매수 상위에 올랐다.

그래픽=송윤혜

◇금융 완화, 위안화 강세, 증시 개방 등 이유

외국인들의 중국 주식 순매수 원인으로는 완화적인 통화 정책이 꼽힌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금융사들이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린 데 이어 기준금리(대출우대금리·LPR)를 20개월 만에 0.05%포인트 인하했다.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 전에 추가 완화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주요 국 가운데 중국의 경기가 가장 먼저 바닥을 찍고 상승할 것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작년 세계 주식·원자재·부동산 등 대부분 자산 가격이 급격히 올랐지만, 중국은 ‘다 함께 잘 살자’는 공동부유를 강조하며 빅테크(대형 IT기업), 부동산 회사 등에 대한 규제책을 펴 증시가 부진했다.

당국이 위안화를 풀고 있지만 위안화 가치는 오히려 강세다. 외국인 투자자로서는 가만히 있어도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작년 8월 1달러당 6.5위안대였던 환율은 6.3위안대로 떨어졌다(달러 약세 위안화 강세). 이는 수출 호황으로 중국에 들어오는 달러가 늘어난 영향이다.

여기에 자본시장 개방 전망도 한몫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미·중 갈등 2라운드는 증시 개방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어서 중국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자금들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JP모건·골드만삭스 등 투자 은행들은 작년 하반기 중국에서 100% 지분을 가진 증권사 설립 허가를 받았다.

◇경기 경착륙 우려도 적지 않아

지난달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4%에서 5.1%로 낮췄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4.3%를 제시했고, 미국기업연구소(AEI)는 3%대 전망까지 내놓았다. 연 3%대 성장은 톈안먼 사태가 벌어진 1990년(3.8%) 이후 32년 동안 코로나 사태가 터진 2020년(2.3%)을 제외하고는 없었다.

비관론의 배경으로는 부동산 부문의 과도한 부채가 꼽힌다. 부동산 경제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할 정도다. 그런데 달러 채무 규모 1·2위인 헝다(恒大)그룹과 자자오예(카이사)가 이미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 데 이어 다른 부동산 기업들의 ‘도미노 디폴트’가 이어지고 있다. 지방정부 재정까지 부실해지며 지난달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는 처음으로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을 선언한 도시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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