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나토 회의도 성과없이 평행선..추가 협상 가능성은 열어둬

정원식 기자 2022. 1. 1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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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이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러시아 위원회 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한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간 협상이 예측대로 다시 한 번 평행선을 긋고 끝났다. 다만 양측 모두 추가협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나토와 러시아는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나토·러시아위원회(NRC)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위기 해소 방안과 유럽·러시아의 안보 문제 등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그루슈코 외무차관과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차관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나토 30개 회원국 대사들이 협상에 참석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주재한 이날 회의는 예정보다 1시간 이상 늘어난 4시간가량 진행됐다.

AP·로이터·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나토 동맹국들과 러시아 사이에는 커다란 의견 차이가 있다”면서 “그 간격을 메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토 동맹국들이 러시아에 10만명의 러시아 병력이 배치된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의 긴장 상황을 즉시 해소하고 이웃 국가들의 주권과 영토를 존중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대표단은 병력 철수를 약속하지도, 이를 거부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의 동진 포기 약속을 문서로 보장해달라는 러시아의 요구와 관련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에 대한 거부권이 없다”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은 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나토 동진 금지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그는 “그야말로 가망없는 이야기”라며 “우리는 나토의 문호개방 정책을 닫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은 그러나 러시아가 향후 회담 가능성을 완전히 거부하지 않은 점은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그루슈코 차관은 기자회견에서 “유럽 안보 악화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다른 요소는 나토의 확장 과정”이라면서 “이는 러시아의 안보를 훼손하고 러시아에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토의 추가 확장 중단에 관한 법적 보장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군사적 지원과 무기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나토가 봉쇄 정책을 펼친다면, 우리도 그에 대항하는 봉쇄 정책을 펼칠 것이고, 억제 정책을 쓴다면 우리 또한 그에 대항해 억제 정책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는 이날 회의에서 군비 통제, 군사훈련 상호 제한, 우크라이나 내 미국 미사일 배치 문제 등을 포함해 광범위한 이슈와 관련된 추가 회담을 제안했다. 러시아 대표단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었으나 향후 회담을 약속하지는 않았다. 러시아 측은 앞서 이번주 연쇄 협상이 모두 끝난 뒤 대화를 이어갈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AP통신은 “러시아가 대표단이 자신들의 주요 제안이 거부됐는데도 회의장을 나가지 않고 향후 회담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것은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슈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나토와 러시아 모두 대화를 지속하고 향후 회담 일정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러 안보협실무 협상을 벌였다. 13일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모두 참여하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가 열린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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