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전 적자 4.3조'라면서도 "전기요금 원가 인상분 적용도 보류"
尹, '한전 적자 악화' 묻자 즉답 피하고
"탈원전 정책이 한전 적자폭에 많은 영향 미쳐"
尹 측 주한규 "전기요금, 결국 인상해야"
"원전 비중 높이고 LNG 수입 줄여 적자폭 완화"
'당장 적자 불가피하냐' 묻자 "그렇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발표한 대선 후 전기요금 동결 공약과 관련해 ‘전기요금 인상에 천연가스나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인상분의 반영도 보류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윤 후보는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4분기까지 한국전력의 누적적자 규모가 약 4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지만, 전기요금 동결을 위해 원자재값 인상 분 반영도 보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 尹, ‘전력 생산 원가 인상분 반영도 보류하냐’ 묻자 “그렇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4월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 공약 발표를 마친 뒤 ‘전기요금 인상이 탈원전 정책의 영향도 있겠지만,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것도 있을텐데 전력 생산 원가 인상분 반영도 보류해야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에너지 공급원이 되는 원자재 가격의 변동도 (반영)하지 않을 수는 없으나, 그것도 과학적 근거에 따라 영향을 평가해 가격을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현 정부는) 여태 가만히 뒀다가 적자폭을 키우더니 대선 직후에 갑자기 올리겠다고 했다”면서 “과학과 상식에 기반한 전력 공급과 가격 조정이 아니라 그야말로 이념과 진영 등 정치논리에 따른 것이기에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전기요금 백지화 공약이 소상공인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한전의 적자는 더 악화시키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한전의 적자폭이 급증한 것은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 대선 직후에 전기요금을 인상하겠다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말하며 즉답을 피했다.
윤 후보는 “한전의 적자폭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탈원전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던 2018~2019년이었기에 원자재 가격의 국제적 인상도 영향이 있겠지만, 탈원전 정책이 (적자 심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면서 “한전이 독점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체제에서 대선이 끝난 직후 (전기요금을) 올리겠다고 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했다.
윤 후보는 “전반적으로 에너지 믹스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느냐에 따라 전체적인 전력 공급의 원가가 결정된다”면서 “일단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이 결정되고 그에 따라 가격 조정을 하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새 정부에서 에너지 정책을 결정하고 나서야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전력 공급 문제를 원전, 천연가스, 석탄, 신재생에너지의 4가지 발전 방식을 믹스해 어떤 방식이 가장 적합한지 그 비용과 효율을 따져서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춰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면서 “월성 원전 조기 폐쇄에서 보듯 경제성 평가를 조작하거나, 비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무조건적인 탈원전을 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에서 전력 공급 계획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4분기까지의 한전 누적적자가 4조3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한전의 부채는 약 137조원으로 부채율은 197%에 이르며, 해당 부채는 지난 4년간 32조원가량 증가했다. 윤 후보 측은 ‘한전의 부채는 연이율 3%를 적용하면 하루에 이자 비용만 26억원이 든다’고도 했다. 결국 현재 한전의 경영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 인상 등의 문제는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 결정 이후에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다.
◇尹 원자력 정책 맡은 주한규 “결국은 인상해야…원전 비중 높여 적자 줄이겠단 것”
윤 후보는 즉답을 피했지만, 윤 후보의 원자력 정책을 맡은 주한규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원자력정책분과 위원장은 “결국은 (전기요금 인상을) 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당장 한전의 적자가 우려된다면 전기요금 인상폭을 줄이더라도 인상을 해야 맞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윤 후보의 전기요금 동결 공약 발표에도 배석했다.
다만 주 위원장은 인상 시점에 대해서 “코로나19 이후”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끝나면 인상을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어려운 시기이고, (정부가 발표한 인상 시점 4월은) 선거 직후지 않냐. 그것은 졸렬한 것”이라고 했다. “오는 3월에 올린다고 하든지, 지난해 12월에 올리든지 해서 자기(문재인 정부) 것은 자기가 치워야 한다는 모습을 보여야했다”는 것이다.
주 위원장은 한전 적자 원인을 ‘탈원전 정책’으로 꼽은 데 대해서는 “지난 2018년에는 원전 이용률이 66% 수준으로 떨어졌고, 2019년에는 70%가 약간 안 된다”면서 “원전 발전량을 줄이고 그걸 액화천연가스(LNG)로 대체하면서 적자가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한전의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이후 감소하던 원전 발전량은 2019년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원전 발전량은 2016년 16만1995기가와트시(Gwh), 2017년 14만8427Gwh, 2018년 13만3505Gwh, 2019년 14만5910Gwh, 2020년 16만184Gwh로 나타났다.
그는 “LNG는 원래 비싼 원자재인데 2018년도에는 가격이 더 올랐고, 이것이 LNG 발전량이 불필요하게 늘어난 시점과 맞물려서 누적 적자가 많이 생겼다”고 했다. 주 위원장은 “한전의 부채도 그래서 20조원 정도 늘어났다”면서 “총 (부채는) 137조원으로 비율로는 거의 200%에 이른다”고도 했다.
주 위원장은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 결정 이후 전기요금 인상 등 한전 적자와 관련한 문제를 결정하겠다’는 윤 후보의 입장에 대해서도 ‘우선 원전 발전 비중을 높여 불필요한 LNG 수입을 줄임으로써 적자 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새로 원전을 가동할 것들이 있다”면서 “현재 신한울 2호기나 신고리 5·6호기에 가동 허가를 주고 정상적으로 운영하면 원전 발전 비중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주 위원장은 “이러한 원전들을 가동하면 원전 발전 비중을 현재 30%가 안되는 정도에서 33% 수준까지 올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현재 원전 이용률이 75%정도밖에 안되는데, 정상 수준인 85%까지 올려야 한다”면서 “원전 이용률을 10%가량 올리면 우리나라에 원전이 24개 있는 점을 감안하면 원전 2.4기 정도가 추가로 확보되는 셈”이라고도 했다.
그는 ‘원전 발전 비중을 높여 불필요한 LNG 수입을 줄여 한전 적자 폭을 줄이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했다. 다만 그는 ‘한전이 영업 손실을 보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을 동결할 경우 적자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당장은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면서 “한전의 영업 손실은 올해만 났던 것이 아니라 계속돼 온 것이다. 그것이 조금 늘어지는 것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서 코로나19 상황이 해결이 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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